[사설]北-美 하노이 담판, 核물질·무기도 제거하는 시간표 만들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11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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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28일로 예정된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장소가 베트남 수도 하노이로 확정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 트위터에 “김정은과의 회담 일정에 합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북한은 김정은의 지도 아래 위대한 경제강국이 될 것”이라며 “북한은 다른 종류의 로켓, 즉 경제적 로켓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하노이는 여러모로 북-미 정상의 두 번째 만남에 큰 상징성을 부여할 것이다. 베트남은 미국과 전쟁을 치른 적국이었지만 관계 정상화를 이루고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나아가 도이머이(쇄신) 정책을 통해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룬 베트남 모델은 앞으로 북한이 가야 할 길에 훌륭한 길잡이가 될 수 있다. 김정은의 베트남 공식 방문도 추진된다고 하니 북한의 미래를 위한 획기적 전환점이 되길 기대해 본다.

북-미 정상의 만남 이벤트는 확정됐지만 정작 비핵화 합의는 아직 안갯속이다. 평양에서 2박 3일 실무협상을 마친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는 “논의가 생산적이었다”면서도 “해결해야 할 어려운 일들이 있다”고 토로했다. 평양 협상에선 서로 입장을 구체적으로 얘기했지만 상호 요구를 주고받는 협상 단계까진 이르지 못했다고 한다. 북-미가 내주 다시 만나 협상을 이어간다지만 불과 보름 남은 상황에서 아직 갈 길이 먼 셈이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성패는 지난해 싱가포르 합의에 이은 하노이 합의 내용에 달려 있다. 모호하고 원론적인 합의에 그쳤던 1차 때와 달리 이번엔 북한의 비핵화와 미국의 상응조치를 담은 비핵화 로드맵 합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양측은 일단 초기 조치로서 핵시설 폐기와 그에 따른 보상조치에 집중하는 듯하다. 하지만 북한이 보유한 핵물질과 핵탄두, 미사일까지 영구히 제거하는 합의가 담겨야 한다. 그러지 않고선 핵 동결 차원에 멈췄다가 위험을 더욱 키우는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할 뿐이다.

비건 대표는 방북 전 “마지막 핵무기가 북한을 떠나고, 제재가 해제되고, 대사관에 국기가 올라가고, 같은 시간에 조약이 체결되는 순간”을 이상적 시나리오로 제시했다. 그런 만큼 하노이 회담에서 북핵 완전 폐기와 북-미 수교, 평화체제 수립이라는 최종 목표점까지 이르는 시간표를 만들어내야 한다.
#북-미 정상회담#베트남 하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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