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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전승민]수술로봇과 인공지능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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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전승민]수술로봇과 인공지능 시대

전승민 동아사이언스기자 입력 2017-11-13 03:00수정 2017-11-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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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 동산병원 산부인과 로봇수술팀의 수술 모습. 동아일보DB
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지난해부터 부쩍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가 수없이 쏟아지고 있다. 용어에 대한 해석은 사람마다 제각각이지만, 인공지능(AI)이 이 변화의 핵심이라는 점만큼은 명백하다.

AI 시대에 도리어 주목받는 분야는 분명히 존재한다. 의료 분야를 예로 들어보자. 현재 영상의학과는 예비 의사들 사이에서 인기 높은 분야 중 하나다. 반대로 가장 인기 없는 분야 중 하나는 심장외과다. 사람의 목숨을 책임져야 하는 부담을 떠안아야 하고,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퇴근 후라도 달려가야 하니 의사 개인의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 20년 후를 생각해 보자. 인간 의사가 현장에서 주도적인 위치를 차지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과는 어디일까.

영상의학과 업무 중 상당 부분은 AI로 대체될 가능성이 크다. 컴퓨터 화상해석기술에 AI를 접목하면 인간 이상으로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과 역시 마찬가지다. 새로운 치료법 개발과 같은, 의학적 연구 활동도 고려하면 인간 의사가 완전히 사라질 거라고 보긴 어렵지만, 현장에서 활약할 필요는 크게 줄어들 것이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직접 손으로 환자를 치료하는 외과는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필수불가결한 존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 AI가 인간 의사처럼 돌발 상황에 대응하면서 수술 과정 전체를 책임지며 진행하긴 어렵기 때문이다. 로봇 수술이 최근 인기라는데 외과에서는 역시 위험한 것 아니냐고 생각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경우의 수술 로봇은 어디까지나 사람이 수술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에 국한된다.

대표적인 수술 로봇으로 꼽히는 미국 인튜이티브서지컬사가 개발한 다빈치 시리즈를 보면 알 수 있다. 다빈치는 본래 의사가 기다란 수술 도구를 손으로 잡고 환자의 몸에 뚫은 대여섯 개의 작은 구멍 속으로 각종 도구를 넣어 치료하는 ‘복강경 수술’을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만든 로봇이다. 숙련된 외과 의사 없이 로봇만 가지고선 절대로 환자를 치료할 수 없다. 따라서 기술이 발전할수록 외과 의사는 지금보다 점점 더 안전하고 편리하게 수술을 할 수 있지만, 여전히 의료 현장에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비단 의료계 이야기뿐만은 아니다. AI의 등장으로 너도나도 일자리 변화에 우려를 나타낸다. 도리어 기술이 인간의 일을 돕는 바람에 더 각광받는 경우도 나온다. 건축설계는 AI가 할 수 있지만, 그 건축물에 맞게 목재를 가공하고 복잡한 전기배선을 설치해 실제로 집을 짓는 목수, 전기배선사 등은 도리어 대접받을 거라는 연구도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회계사, 항공기조종사, 변호사, 큐레이터 및 문화재보존원, 식품공학자 등 다양한 분야 직업은 인공지능으로 대체하기 어렵다. 이런 분야에서 앞으로 어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해 더 안전하고 편리한 작업 환경을 만들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라고 해서 AI가 반드시 만능은 아니다.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을 보다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돕는 산업, 인간이 자동화된 사회에서 자신의 역량을 다할 수 있도록 돕는 산업에도 눈을 돌려야 할 때다. 인간과 AI, 그리고 로봇이 서로의 장단점을 보완하며 살아가는 세상, 그것이 인간에게도 가장 살기 좋은 세계가 될 것이니 말이다.
 
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


#4차 산업혁명#수술로봇#인공지능#수술로봇 다빈치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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