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시선/최양희]4차 산업혁명 시대의 주역, 메이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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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색종이로 자기만의 작품을 만드는 아이, 집을 멋지게 리폼하거나 뜨개질을 즐기는 사람.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만들기’의 모습이다. 요즘엔 드론, 인공위성 등 테크 제품까지 ‘만들기’의 대상이 되었다. 일반인도 조금만 공부하면 전문 기업에서나 만들던 제품 제작에 도전할 수 있는 세상이다.

일상의 불편을 해결하려, 떠오른 아이디어를 실현하려, 혹은 그저 재미로, 직접 도구를 들고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들을 ‘메이커’라 한다. 오늘날 메이커는 취미를 넘어 창조경제와 4차 산업혁명의 주역으로 재조명받고 있다.

서울대 공대 교수 26명이 공저한 책 ‘축적의 시간’은 한국 산업의 본질적 문제를 제기한다. 서구는 오랜 기간 과학기술의 경험과 지식을 꾸준히 축적해 온 반면, 과학기술의 역사가 짧은 우리는 아직 단기적, 실용적 응용 수준에 그쳐 쉽게 따라가기 어렵다는 것이다. 중국도 후발 추격자로 시작했지만 선도자로 변신 중이다. 우리는 추격자에서 선도자로 변신할 수 있을까. 그 방법은 도전과 실험을 최대한 늘려 경험과 지식을 쌓는 것이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이 바로 ‘메이커 운동’이다. 메이커들이 문제에 파고들며 참신한 제품을 만들려 할 때 책에서 배울 수 없는 경험과 지식이 쌓인다. 4차 산업혁명은 위기이자 기회다. 모든 사물이 지능을 갖고 개인은 소비자이자 생산자가 된다. 이런 초연결 환경에선 아무리 큰 기업도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반면 개인과 소기업들은 아이디어와 창의성을 보다 자유롭게 실험할 수 있다.

세계는 지금 만들기의 즐거움과 잠재력의 극대화에 적극적이다. 미국은 ‘메이커 국가 이니셔티브’를 선포하고, 메이커 운동을 기반으로 제조업을 되살리기 위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나섰다. 우리도 무한 상상실, 아이디어 팩토리 등 다양한 민관 메이커 스페이스가 등장하고, 3000개가 넘는 메이커 커뮤니티가 활동하는 등 메이커 운동이 확산되는 추세다.

창조적 메이커들이 스스로 필요를 발견하고 해결책을 만들어 나가는 움직임이 확산될 때, 다른 나라와의 축적된 시간의 격차, 규모의 차이를 극복하고 4차 산업혁명을 돌파할 수 있다. 정부는 메이커와 산업의 연계를 지원할 것이다. 메이커는 창조경제 생태계의 주역이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만들기#메이커#창조경제#4차 산업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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