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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광장/신기욱]박 대통령 성공 외교, 후속작업이 중요하다

동아일보

입력 2013-07-16 03:00:00 수정 2014-08-13 17:48:42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동북아 평화 구상… 美中 정상의 공감대 획득 성과
하지만 각론선 여전히 온도차… 이젠 외교안보 참모 역할 중요
북핵-과거사문제등 현안 해결… 구체적 로드맵 제시해야


신기욱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소 소장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 및 중국과의 성공적인 정상외교로 화려하게 국제무대에 등장했다. 역대 최고의 밀월관계라는 한미동맹을 더욱 공고히 하면서 그동안 소원했던 한중관계를 복원한 것은 동북아 평화 정착에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특히 새 정부 외교안보 정책의 두 축이라고 할 수 있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동북아 평화구상을 두 정상에게 설명하고 공감대를 이루어낸 것은 큰 의미를 갖는다. 또한 버락 오바마, 시진핑 두 정상과의 관계를 돈독히 함으로써 향후 대미, 대중 외교의 초석을 다진 것도 높이 평가할 만하다.

더 나아가 대통령 개인이 갖고 있는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문화외교 및 공공외교에서도 적지 않은 성과를 이루었다. 특히 미국 상하원 합동회의 영어 연설이나 중국에서의 적절한 고사성어 인용을 통해 미국과 중국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전례가 없는 대단한 일이다.

국내에서도 박 대통령의 원칙 있고 소신 있는 대북 행보가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음은 다행한 일이다. 북한에 끌려가지 않고 원칙에 입각하여 신뢰를 쌓아 남북관계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에 많은 국민이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외교안보 문제는 대통령이 혼자 계속 끌고 갈 수는 없다. 또한 냉정히 따져보면 북핵 문제, 과거사 문제 등 아직은 중요 현안이 해결된 것도 아니다. 자칫하면 대통령의 화려한 외교적 행보에 따른 착시현상이 생길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북한 문제만 하더라도 정상회담 후 미국과 중국이 당장 크게 변한 것은 아니다. 시간이 필요하다. 미국은 북한의 진정성 있는 조치를 요구하며 ‘전략적 인내’를 이어갈 태세이고 중국 역시 ‘북핵’보다는 ‘한반도 비핵화’에 방점을 두면서 조건 없는 6자회담 복귀를 강조하고 있다. 즉, 총론에서는 이들 나라와 이해관계와 입장이 대체로 일치하지만 각론에 들어가 보면 여전히 작지 않은 온도차가 존재한다.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도 미중 두 정상의 이해와 공감을 얻은 것은 중요한 성과지만 미국, 중국 등 해외의 전문가들은 현 정부의 대북정책이 이명박 정부와 어떻게 다를 것인지 궁금해하고 있다. 더구나 물밑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논의했던 이전 정부와 달리 현 정부에서는 어떻게 북한과 대화할지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이제는 외교안보 참모들의 역할이 중요한 때이고 미국 중국과의 정상회담으로 만들어진 모멘텀을 살려 차분히 후속작업을 해야 한다. 특히 현 정부에서 신설된 국가안보실이 좀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동북아 평화구상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두 정책은 동시에 추진할 것인지 아니면 우선순위를 정할 것인지 또 둘 사이에는 어떤 연계성이 있는지 등에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우선은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본격적으로 가동하여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것이며 미국과 중국도 바라는 바이다. 마침 우여곡절 끝에 재개된 개성공단 정상화 논의가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개성공단 정상화 과정을 통해 남북 간 신뢰를 쌓은 후에 금강산 관광 재개, 남북경협의 국제화 등 새 정부의 관심사를 좀더 적극적으로 추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박 대통령이 누차 강조해 온 인도적 지원도 고려해 볼 때이고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같은 민간단체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NLL 관련 정상회담 논란은 남북관계 측면에서 볼 때 아쉽고 안타까운 일이며 속히 수습할 필요가 있다. 이유야 어떻든 남북 간 정상회담의 비밀문서를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해제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적절한 수습 과정을 통해 국론을 통일하고 북한과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국내에서는 한중 정상회담 이후 북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이 바뀌고 있다는 견해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외교장관은 한중 정상 간에 한반도 통일에 대한 의미 있는 의견 교환이 있었음을 공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의 극진한 대접이나 통일에 대한 의견 교환이 과연 얼마만큼 실질적인 정책의 변화로 이루어질지는 좀더 지켜봐야 알 수 있다.

또한 중국의 한반도 정책은 남북한 못지않게 미국과의 관계가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북한이 지난달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직전에 남북회담을 전격적으로 제안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의미 있는 중국의 대북한 정책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선 한중 간 고위급 전략회담이나 한미중 전략대화를 활성화하여 중국의 ‘전략적 불신’을 해소하려는 노력을 꾸준히 해야 한다. 중국의 한 비공개 회의에서 나왔다는 “중국은 현재의 한반도 정책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라는 말을 의미심장하게 되새길 필요가 있다.

두 정상회담을 통한 박 대통령의 ‘외치(外治)’는 산뜻한 출발을 했다. 이제는 정상회담의 모멘텀을 살려갈 수 있도록 참모들의 역할이 중요한 때이다. 주요 현안에 대해 치밀한 전략을 세우고 실행 가능한 정책을 통해 차분하게 문제를 풀어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신기욱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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