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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원의 옛글에 비추다]민심을 얻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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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원의 옛글에 비추다]민심을 얻는 법

이정원 한국고전번역원 책임연구원입력 2017-07-18 03:00수정 2017-07-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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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가 보존되느냐 망하느냐는 사람들의 마음이 떠나는지 모이는지에 달려 있다.
國之所以存亡 係乎人心之離合
국지소이존망 계호인심지이합

― 정범조(丁範祖)의 ‘해좌집(海左集)’》
 

민주국가를 표방하는 현대의 국가들은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지만 과거 봉건사회에서는 왕이 나라의 주인이었다. 하지만 당시에도 민심을 얻지 못하면 더 이상 나라를 소유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른다는 것을 당연한 이치로 받아들여 항상 민심을 살피는 데 주력하였다.

국가의 존망이 달려 있는 민심을 얻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어지는 글에서 그에 대한 답을 제시하였다. ‘사람들의 마음이 떠나는지 모이는지는 그 사람들이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을 윗사람이 함께하는지에 달려 있다(人心之離合 係乎上之人同其所好惡與否也).’

국가는 기본적으로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 이러한 가장 근본적인 존재 이유를 충족하는 길은 국민이 원하는 정책으로 국가를 운영하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정책과 제도가 있다고 하더라도 국민이 원하지 않는다면 시행에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 이제 국민이 좋아하는 것은 무엇이며, 또 싫어하는 것은 무엇인지를 잘 파악하는 일이 남았다. ‘사람이 좋아하는 것은 사는 것보다 더 심한 것이 없고, 싫어하는 것은 죽는 것보다 더 심한 것이 없는데, 사느냐 죽느냐는 옷과 음식이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 있을 뿐이다(人之所好莫甚於生 所惡莫甚於死 而所以生死者 存乎衣食之有無而已).’ 사람이 사는 것은 결국 먹고 입는 것으로 귀결이 되나 보다. 제대로 먹지 못하고 제대로 입지 못한다면 무슨 예의를 차리고, 의리도덕을 논할 수 있겠는가.

대다수 국민이 원하는 것은 화려한 부귀영화가 아니다. 그저 소박하고 안정적인 삶일 뿐이다. 인간으로서 살아갈 수 있는 기본적인 의식주의 안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위정자가 아무리 찬란한 미래를 제시한다고 하더라도 국민은 거기에 마음을 주지 않을 것이다.

정범조(丁範祖·1723∼1801)의 본관은 나주(羅州), 호는 해좌(海左)다. 문과에 급제하여 대사성, 대사헌, 이조참판 등을 역임하였다. ‘정조실록’의 편찬에 찬집당상으로 참여하기도 하였다.


이정원 한국고전번역원 책임연구원
#정범조#해좌집#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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