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원전 방사성 물질 날로 확산… 도쿄까지 위험”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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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키야마 前 국회 사고조사위원 주장 “도쿄 어린이 오줌에서 세슘 검출”
전문가 “세슘만으론 위험 단정 못해”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사고로 인한 방사능 누출로 도쿄(東京)까지 위험 지역에 들었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사키야마 히사코(崎山比早子·74·여·사진) 전 후쿠시마 원전 국회사고조사위원회 위원은 11일 마이니치신문 기고문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완전 통제되고 있다’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발언에 대해 “할 말을 잃었다. 방사성 물질은 산에서 강, 바다로 확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베 총리가 ‘원전사고 영향이 도쿄에 미치지 않는다’고 했지만 도쿄에 살고 있는 어린이의 소변에서 세슘이 검출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난 지 6개월이 지난 시점인 2011년 9월 일본 바이오연구센터가 원전 주변에 거주하는 어린이들의 소변에서 방사성 물질인 세슘이 검출됐다는 보도는 나온 적이 있지만 도쿄에 사는 어린이의 소변에서 세슘이 검출됐다는 보도는 지금까지 없었다.

하지만 인터넷에는 도쿄 주민이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 검사한 결과를 올려놓은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다. 니시도쿄(西東京) 시에 거주하는 한 주부는 지난해 2월 22일 “10세 딸을 검진했더니 kg당 세슘134가 0.9Bq(베크렐), 세슘137이 0.11Bq 검출됐다”는 글을 올렸다. 2011년 8월에는 도쿄 세타가야(世田谷) 구에 사는 2세 여아의 소변에서 kg당 세슘134가 0.48Bq, 세슘137이 0.52Bq이 검출되기도 했다.

세슘은 암을 유발하는 방사성 물질로 방사선량이 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가 30년으로 길다. 일반 식품 kg당 세슘의 허용치는 100Bq 미만이지만 소변으로 검출될 때 위험 판정 기준은 없는 상태다.

세슘은 자연 상태에서 존재하지 않는 방사성 물질이기 때문에 소변에서 검출됐다는 것은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세슘에 오염된 음식물이나 물을 섭취했을 가능성이 크다.

사키야마 씨는 “체르노빌 원전사고의 전례를 볼 때 예방적으로 (도쿄에 있는) 임산부와 어린이들은 피신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까지 정부와 도쿄전력의 발표는 국제적으로 신뢰를 받지 못했다. 올림픽을 유치해 큰 문제가 생기면 신뢰가 더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키야마 씨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원, 일본 방사선의학종합연구소 주임연구원 등을 지냈다. 국회 사고조사위 위원으로 지난해 초 후쿠시마 원전사고 현장에 들어가 현장조사를 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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