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 의혹’ 김경준 만기출소… 美추방 대기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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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준, 외국인보호소에 빠른 출국 요청
“이명박 前대통령 유죄근거 있어… 美 돌아간 뒤 진상규명 나설 것”

2007년 17대 대통령선거에서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를 흠집 내려고 ‘BBK 의혹’을 제기했다가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던 김경준 전 BBK투자자문 대표(51·사진)가 28일 천안교도소에서 만기 출소했다.

김 씨는 코스닥 상장사 ㈜옵셔널벤처스의 주가를 조작하고 회삿돈 319억 원을 횡령해 검찰 수사를 받게 되자 ‘회사 실소유주는 이 후보’라는 내용의 가짜 계약서를 만드는 등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2009년 대법원에서 징역 8년과 벌금 100억 원의 형이 확정됐다. 김 씨는 2015년 11월 징역형 형기를 모두 채웠지만 벌금을 내지 못해 노역장에 유치됐다. 김 씨는 “검찰의 노역형 집행절차가 위법하다”며 행정소송도 냈지만 이마저 지난해 9월 패소했다.

천안교도소는 이날 오전 출소 절차를 마친 김 씨의 신병을 청주 외국인보호소로 넘겼다. 출입국관리법은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돼 복역을 마친 외국인은 강제 추방하도록 하고 있다. 김 씨는 미국 국적이다.

김 씨는 여권, 항공권을 비롯한 출국에 필요한 준비가 끝날 때까지 외국인보호소에 머물게 된다. 항공권 구입 비용은 원칙적으로 김 씨가 부담해야 한다. 김 씨는 가족이 있는 미국으로 출국하기 위해 이미 29일 미 로스앤젤레스행 비행기 티켓을 예약했고 외국인보호소 측에 빠른 출국을 도와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이날 외국인보호소에서 김 씨를 1시간가량 특별접견했다. 접견이 끝난 뒤 박 의원은 “김 씨가 ‘이 전 대통령의 주가조작 사실을 유죄로 판단할 여러 근거가 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 씨는 결정적 자료를 다수 갖고 있지만 공개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입장”이라며 “미국으로 돌아간 뒤 진상 규명에 나설 것이며, 정권이 교체돼 이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길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또 “BBK 사건 민·형사소송 기록을 김 씨와 공유하기로 했다. 그동안의 의혹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주영 aimhigh@donga.com / 청주=장기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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