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여행… ‘나영석표 예능’ 또 통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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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 식당 개업 다룬 tvN ‘윤식당’… 첫 방송 최고 시청률 8.5% 기염

나영석 PD의 신규 프로그램 ‘윤식당’은 음식과 여행이란 소재를 새로운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풀어내 시청자들의 눈길을 붙잡았다. 출연진인 신구, 정유미, 이서진, 윤여정(왼쪽부터 시계 방향). tvN 제공
나영석 PD의 신규 프로그램 ‘윤식당’은 음식과 여행이란 소재를 새로운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풀어내 시청자들의 눈길을 붙잡았다. 출연진인 신구, 정유미, 이서진, 윤여정(왼쪽부터 시계 방향). tvN 제공
《 어디서 본 듯한 장면이다. 해외로 여행을 떠나고, 음식을 직접 해 먹는다. 지금까지 보여준 나영석 PD(사진)의 스타일 그대로다. tvN의 신규 예능 프로그램 ‘윤식당’ 얘기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또 한 번 반응했다. 24일 방송된 첫 회 평균 시청률은 6.2%(닐슨코리아), 최고 시청률은 8.5%까지 치솟았다. 시청률이 기대에 못 미쳤던 ‘신서유기3’과 ‘신혼일기’의 전철을 밟을 것이란 우려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윤식당’은 나 PD가 한국 사회의 현실을 잘 포착한 기획이었기 때문에 인기를 끌게 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윤식당은 해외에서 식당을 개업하는 판타지를 다뤘다. 경기가 계속해서 불황인 시기에 한 번쯤 꿈꿔 보지만 쉽게 이룰 수 없는 요소를 잘 끄집어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나 PD는 20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누구나 여유로운 곳에서 나만의 작은 가게를 열어 보는 꿈을 꾸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기획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나영석표 예능’의 공통 키워드는 ‘음식’과 ‘여행’이다. 최근 5년간 나 PD가 제작한 ‘꽃보다 시리즈’와 ‘삼시세끼’, ‘신서유기’ 그리고 최근 종영한 ‘신혼일기’까지 모든 작품에서 찾아볼 수 있는 장치다. 일각에선 “나 PD의 출연진은 어떤 곳에 가든 요리하고, 먹고, 게임하는 게 전부”라는 힐난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윤석진 충남대 국어국문과 교수는 “나 PD 프로그램의 원형에는 KBS 재직 당시 제작한 ‘1박2일’이 자리잡고 있다”라며 “비슷한 포맷이 자주 등장하기 때문에 ‘자기 복제’라는 비판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기존 예능에서 쉽게 찾기 힘든 ‘스토리텔링’이 뿌리 깊게 나타나는 것 역시 그의 특징이다. ‘꽃보다 누나 시리즈’에선 이승기가 짐꾼 캐릭터로 변신했고, 삼시세끼에선 ‘차줌마’로 역할한 차승원이 가족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윤 교수는 “출연진을 넘어 식물과 동물에까지 캐릭터를 부여하는 등 스토리텔링에 있어서 탁월한 능력을 보여 준다”라고 말했다.

비판을 넘어 ‘자기 복제’ 논란 자체를 예능의 한 요소로 사용하기도 한다. 윤식당 1회에선 이서진의 서툰 주방 솜씨를 언급하며 3년 전 ‘삼시세끼’의 화면을 사용하고, ‘꽃보다 할배를 참조’하라는 메시지를 자막으로 내보내기도 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나영석 자체가 브랜드화됐기 때문에 나 PD와 관련된 집단을 스토리텔링의 주요 축으로 삼는다. 국내 예능에선 처음으로 보여 주는 방식”이라고 분석했다.

김은영 대중문화평론가는 “일본의 심야식당 시리즈처럼 나 PD의 예능 역시 지친 일상을 위로해 준다는 측면에서 단순한 음식이 아닌 ‘정신적인 허기’를 채워 주는 요소가 많다”라며 “청년과 노년층이 함께 나와 세대 소통의 가능성을 보여 주는 등 사회가 원하는 모습을 구현하고 있기 때문에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나영석#윤식당#신서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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