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의 조화’ 中 한한령도 뚫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23일 03시 00분


코멘트

tvN ‘도깨비’ 화제속 종영

tvN 드라마 ‘도깨비’는 등장인물들의 별스러운 면면, 비현실적 사연을 강력한 서사와 디테일로 묶어 공감을 이끌어 냈다. 왼쪽부터 공유(김신), 김고은(지은탁), 이동욱(왕여). tvN 제공
tvN 드라마 ‘도깨비’는 등장인물들의 별스러운 면면, 비현실적 사연을 강력한 서사와 디테일로 묶어 공감을 이끌어 냈다. 왼쪽부터 공유(김신), 김고은(지은탁), 이동욱(왕여). tvN 제공
 도깨비 같은 드라마였다.

 화제 속에 21일 종영한 tvN 10주년 특별기획 금토 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도깨비)는 마지막 회에서 시청률 20%를 넘기면서(평균 20.5%, 순간 최고 22.1%·닐슨코리아) 긴 여운을 남겼다.

 시공간과 생사를 넘나드는 도깨비와 저승사자라는, 얼핏 보면 황당무계한 소재와 스토리는 황당무계한 일이 횡행하는 요즘 시국에서 되레 설득력을 호흡했다. 독특한 설정에 보편적 공감과 위로를 주입하는 김은숙 작가(‘파리의 연인’ ‘시크릿 가든’ ‘신사의 품격’ ‘태양의 후예’ 등) 특유의 필력이 다시 한번 빛을 발했다. ‘응답하라 1988’(2015∼2016년)의 최고 시청률(18.8%)을 넘어서며 케이블 드라마 역사를 새로 썼다는 ‘도깨비’가 남긴 것들을 돌아봤다.


○ 여심 사로잡은 공유 신드롬

 주인공인 도깨비 김신 역을 맡은 배우 공유의 매력이 돋보였다. 2016년을 ‘부산행’과 ‘밀정’으로 예열한 공유는 ‘도깨비’를 통해 정점에 올라섰다. 유통업계 블루칩인 20, 30대의 마음을 여는 도깨비방망이를 든 셈인 공유를 향한 기업들의 광고 모델 섭외는 300여 건에 달했다. 폭주를 넘어 사태에 가까웠다. 소속사에서 광고 건을 일일이 살펴보지 못할 정도였다. 공유의 상대역인 김고은은 물론 저승사자 왕여 역의 이동욱 역시 설득력 있는 인물 설정과 연기로 함께 스타덤에 올랐다.

 다시 보기 열풍에도 불을 댕겼다. 국내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에서 역대 드라마 최고 기록은 ‘응답하라 1988’(회당 매출 3억 원 이상)이었지만 ‘도깨비’는 이 기록을 일찌감치 넘어섰다는 게 CJ E&M 측의 추산이다.

○ 음악, 출판, 광고 시장에도 미친 도깨비 여파

 간접광고(PPL) 수익은 70억 원을 돌파했다. PPL이 너무 많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비교적 극에 설득력 있게 녹아들어갔다는 평가도 다수였다. 극중 공유가 들고 다닌 시집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는 몇 주째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며 출판시장도 움직였다.

  ‘도깨비’ 수록 곡들은 스크린에서 나와 연말연초 가요시장까지 뒤흔들었다. 찬열과 펀치의 ‘Stay with me’, 크러쉬의 ‘Beautiful’, 에일리의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 소유의 ‘I Miss You’는 물론 스웨덴 가수 라세 린드가 가창한 ‘Hush’까지 거의 모든 곡이 음원 차트 정상을 차지하며 상위권을 독식했다.

○ 한한령 넘어 쏘아올린 희망의 불씨


 중국 음원 시장도 열렸다. CJ E&M에 따르면, ‘도깨비’ OST는 중국 최대 온라인 음원 플랫폼인 큐큐뮤직의 주간차트와 일간차트 정상에 올랐다. 음원의 누적 판매량이 큐큐뮤직 한 곳에서만도 500만 건에 달했다. 중국에서 동시 방영을 하지 않은 드라마로서 이례적인 기록이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의 여파로 중국 동시 방영에는 실패했지만 ‘도깨비’ 열풍은 세계 각국에 사실상 실시간으로 전달됐다. 미주, 유럽, 오세아니아, 동남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한국 본방송 후 24시간 이내에 동영상이 서비스됐다. 일본을 비롯해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등에는 사후 수출 형태로 팔려나갔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도깨비#공유#김고은#한한령#이동욱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