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원 임금 줄이고 회사 뒷돈 챙긴 노조위원장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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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역량 축소해 24억 덜 받게하고 자신은 5년간 매달 1000만원씩 꿀꺽
檢, 전남서부항운노조위원장 구속기소

 직원들의 업무량을 실제보다 줄여 임금을 덜 받게 하는 대신 회사로부터 뒷돈을 받아 챙긴 ‘양심 불량’ 노조위원장이 적발돼 재판을 받게 됐다.

 광주지검 목포지청은 노조원들이 운반한 선박용 블록의 무게를 실제보다 낮춰 임금을 적게 지급받도록 한 혐의(배임)로 전남서부항운노조 위원장 이모 씨(52)를 구속 기소했다고 24일 밝혔다. 검찰은 또 최모 씨(58) 등 노조 간부 2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씨는 2011년 1월부터 2015년 8월까지 노조원 530명이 대불산업단지 등에서 운반한 선박 동체 부품의 무게를 줄이는 수법으로 결과적으로 노조원들의 임금을 깎았다. 같은 기간 노조원들이 실제로 운반한 양은 134만 t에 달했지만 106만 t을 줄여 약 28만 t만 기재됐다. 이 씨는 운송의 대가로 하역회사로부터 t당 2292원을 받아 노조원 임금을 나눠 줬는데 장기간에 걸친 조작으로 노조원들은 총 24억3000만 원을 덜 받았다.

 이런 과정을 통해 문모 씨(42·구속 기소)가 운영하는 D하역회사는 12억 원의 부당 이득을 올렸고 이 씨에게 매달 1000만 원의 뒷돈을 건네기도 했다. 나머지 3개 하역회사도 합쳐서 12억여 원의 부당 이득을 챙겼지만 검찰은 이들이 이 씨에게 반대급부를 준 혐의를 입증하지 못했다.

 이 씨는 14년째 노조위원장을 지내며 막강한 권한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부당 이득을 올린 일부 업체가 이 씨를 상대로 룸살롱 접대 등을 한 사실도 확인했다.

목포=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노조원#뒷돈#임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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