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영화같은 9회말 역전… 마산이 뒤집어졌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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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결사는 NC의 교체 포수 용덕한이었다.

 용덕한은 21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LG와의 2016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9회말 3-2 역전승을 확정하는 끝내기 안타를 때려내며 팀에 첫 승을 안겼다. 9회 1사 만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용덕한은 스퀴즈 번트에 실패한 뒤 3루수 왼쪽으로 빠져나가는 극적인 결승타를 쳤다.

 이 안타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용덕한은 경기가 끝난 뒤 “가을에만 잘해서 죄송하다”고 너스레를 떤 뒤 “스퀴즈 번트 사인을 놓쳐 부담이 됐는데 끝내기 안타로 이어져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를 앞둔 NC 김경문 감독의 고민은 타순 조정이었다. 팀의 간판타자인 외국인 선수 테임즈가 음주운전 징계로 이날 경기에 뛰지 못하면서 타순 재배치가 불가피했던 것. 고심 끝에 김 감독은 박민우를 3번 타자로, 권희동을 4번 타자로 기용하는 깜짝 카드를 꺼내 들었다. 9월 이후 4할대(0.436) 타율을 기록한 박민우와 올 시즌 상무 소속으로 퓨처스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한 권희동에게 중심 타선을 맡긴 것이다. 정규시즌에 3번 타자를 맡았던 나성범은 2번 타순에 배치했고, 허리 통증이 있는 베테랑 이호준은 선발 명단에서 뺐다.

 8회말까지 김 감독의 카드는 실패로 돌아가는 듯했다. 테임즈를 대신한 권희동은 기회 때마다 범타로 물러났다. 하지만 9회말 김 감독의 믿음이 빛을 발했다. 9회말 포문은 박민우가 열었다. 선두타자 박민우가 안타로 출루하자 권희동도 첫 안타로 뒤를 받쳤다. 이어진 기회에서 지석훈과 대타 이호준이 연속 적시타를 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팀 동료들이 만들어놓은 역전 기회에 용덕한이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반면 LG는 적지에서 다 잡았던 경기를 놓쳤다. 5회까지 노히트노런을 이어갈 정도로 호투하던 상대 선발 투수 해커를 7회 외국인 타자 히메네스, 8회 포수 정상호가 각각 1점 홈런으로 두들겼지만 마지막 9회말 고비를 넘지 못했다.

 2014년 준플레이오프,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모두 고배를 마셨던 NC는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시리즈 1차전에서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3선승제로 치러진 27차례의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 구단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것은 81.5%인 22번이다.

창원=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황규인 기자  

 
[양팀 감독의 말]
 

▽김경문 NC 감독


 9회까지 점수가 안 났으면 감독이 욕먹는 경기였는데 9회 타점을 내준 고참 선수들에게 고맙다. 역전한 것은 선발 해커가 기대 이상으로 잘 던져준 것이 크다. 9회 권희동 타석 때 대타를 쓸 계획은 없었다. 야구를 올해만 할 것은 아니니까 끝까지 믿었는데 다행히 안타가 나왔다.
 
▽양상문 LG 감독

 히메네스와 정상호가 홈런을 쳤을 때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임정우의 구위가 좋지 않았다. 이길 수 있는 경기를 잡지 못해 아쉽다. 오늘 패배가 선수들이 더 긴장하고 단결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정우는 구위가 괜찮다면 계속 기용할 것이다.
#nc 다이노스#용덕한#플레이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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