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괴롭혀서 복수” 중학생, 동급생 흉기로 찔러…피해자 중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26일 15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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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원주시의 한 중학교에서 한 학생이 동급생을 흉기로 찔러 중태에 빠뜨린 사건이 발생했다. 학교 측은 이번 사건의 발생 가능성을 인지하고서도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26일 오전 10시 50분경 원주시의 한 중학교 화장실에서 A 군(14)이 같은 반 B 군(14)의 배와 가슴 등을 수차례 흉기로 찔렀다. B 군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중태다.

A 군은 교사들에 의해 학교에 격리돼 있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A 군은 경찰에서 "평소 B 군에게 괴롭힘을 당해 집에서 미리 준비해 온 흉기로 일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강원도교육청이 대책반을 편성해 학교 관계자들을 상대로 진행한 1차 조사결과에 따르면 A 군은 이날 1교시 수업에 들어가지 않고 담임교사에게 B 군의 괴롭힘에 대해 신고했다. 이 자리에서 A 군은 "2학기 들어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했고, 교사는 "학교폭력 대책 자치위원회에서 문제를 처리해주겠다. 혹시 보복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2교시가 끝난 뒤 B 군이 A 군을 화장실로 불러내 폭력을 행사하자 A 군은 허리춤에 숨겨두었던 흉기를 꺼내 B 군을 찌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 군을 살인미수 혐의로 입건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A 군은 물론 다른 학생과 교사들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학교 폭력에 대한 피해자의 보복극으로 추정하지만 현재로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현재로선 밝힐 것이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원주=이인모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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