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민주성 상실… 새 교원노조 결성”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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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건파 前지도부 등 100여명… 강경파 장악한 現체제에 반기
12월 위원장 선거 앞두고 분열양상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전 지도부 출신 조합원들이 현재의 전교조를 ‘반(反)민주적’이라 비판하며 새 교원노조를 결성하겠다고 밝혔다. ‘전교조는 법외노조’라는 법원 판결 이후 표면화된 내부 갈등이 분열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교육노동운동재편모임(재편모임)’이라는 단체는 29일 보도자료를 내고 “지금의 전교조 집행부는 그간 전교조가 지켜 온 민주주의와 노동기본권을 스스로 유린하고 있다”며 “교원의 자유로운 노동기본권을 위한 다양한 새로운 교원노조 결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최근 전교조 중앙집행위원회는 새로운 노조를 건설하려는 우리 모임의 활동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며 다른 노조에 가입할 경우 조합원 자격을 박탈하는 규약 개정안까지 만들어 통과시켰다”라며 “지금의 전교조가 독재 기구로 전락했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전교조는 대중성과 민주성을 상실했을 뿐 아니라, 스스로 교원의 노동 기본권을 제약하는 규정을 만듦으로써 노동운동의 진보성도 잃게 됐다”며 “전교조의 쇠락과 함께 교원노조운동이 왜소해지고 사회적 위상과 가치가 추락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전교조를 지지하는 교사들의 수가 계속 줄고 조합원 수가 줄며 국민의 지지도 얻지 못하는 현재의 운동 방식을 새 노조를 통해 바꿔 보겠단 것이다.

재편모임의 대표는 김은형 전 전교조 수석 부위원장(1, 2대)과 이용관 전 전교조 정책실장이 맡았다. 2년여 전부터 발기인을 모으기 시작해 현재까지 약 100명의 회원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계에서는 전교조에 대한 법외노조 판결과 함께 전교조 내 온건파와 강경파 세력 간 갈등을 이번 분열의 가장 큰 이유로 해석했다.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전교조를 강경파가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12월 전교조 위원장 선거가 다가온 만큼 온건파가 조직 운영에 대해 반기를 든 것으로 보인다”며 “새로운 합법 노조를 통해 이들이 뜻한 교육노동철학을 이루려는 것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전교조#분열#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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