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드 라슨 대대장 “U-2 정찰기 타고 내려다본 한반도, 빛과 암흑”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27일 16시 03분


코멘트
“우주와 가까운 고고도(高高度)에서 남과 북의 극명한 차이를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U-2 정찰기 운영부대인 제5정찰대대의 토드 라슨 대대장(중령)은 U-2 정찰기를 타고 야간 대북감시정찰 임무를 수행하면서 느낀 소감을 기자에게 이렇게 밝혔다. 캄캄한 상공에서 내려다 본 한반도는 휴전선을 경계로 빛과 암흑의 세계로 대비됐다는 것이다.

라슨 중령은 “대한민국은 화려한 불빛으로 채워진 섬(island)처럼 보였지만 북한은 땅과 바다를 구분할 수 없을 만큼 적막한 어둠뿐이었다”고 말했다. 분단 반세기가 지난 남북한의 극적인 현실을 한반도의 밤하늘에서 절감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U-2기 운용을 책임지고 있는 그는 1400시간이 넘는 U-2기 비행기록을 갖고 있다. 그는 “선배들의 뒤를 이어 40년간 대한민국의 평화와 안보에 기여하는데 모든 부대원이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고도의 긴장과 힘든 여건에서도 U-2기가 대북 정찰임무를 완수하는 원동력은 완벽하게 호흡을 맞춰 최선을 다하는 부대원들의 땀과 열정이라고 강조했다. U-2기 조종사가 출격을 위해 기체에 오르기 전 격납고에 도열한 동료 조종사, 정비 관제요원들과 경례와 악수를 나누는 의식도 각별한 동료애를 확인하는 자리라고 그는 설명했다.

그에게 “U-2기로 대북정찰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북한의 위협을 경험한 적이 있느냐”고 묻자 “훌륭하지만 대답하기 힘든 질문(good and tough question)”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기밀 관련 사안이라 언급할 수 없다는 의미였다. 향후 U-2기의 대북정찰임무를 무인정찰기(글로벌호크)로 대체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 그는 “아직 미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앞으로도 U-2기가 한국 안보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