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나게 살고파” 허세용 외제차 산 30대, 대출금 갚으려고…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24일 17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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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 나게 살고 싶다”며 무리하게 구입한 중고 외제 승용차의 대출금을 갚기 위해 주택가를 돌며 절도를 한 3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상습절도 혐의로 박모 씨(39)를 구속했다고 24일 밝혔다. 박 씨는 이달 5~10일 구로구와 금천구 일대 문이 잠기지 않은 주택에 들어가 총 13차례에 걸쳐 620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박 씨는 절도 등 전과 10범으로 홧김에 회사를 그만두고 구입한 외제 승용차의 대출금을 갚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박 씨는 지난해 9월 교도소를 만기 출소한 후 화물운송업을 하며 월 300만 원 상당의 수입을 벌었다. 적지 않은 수입이었지만 새벽 4시에 일을 시작해 밤늦게 끝나는 생활이 힘들었다. 그는 “남들처럼 편하게 살고 싶다”며 올해 2월 일을 그만뒀다. 3월에는 5500만 원 상당의 중고 외제 승용차를 대출을 받아 샀다. 하지만 박 씨는 수입이 없는 상황에서 한 달에 할부금 170만 원을 내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국 박 씨는 외제 승용차를 물건을 훔칠 집을 물색하는 데 이용했다. 그는 대문이 잠기지 않은 주택에 들어가 벽에 걸린 바지에 주머니를 뒤져 현금, 지갑을 훔쳤고 방바닥에 놓여진 스마트폰, 가방, 귀금속 등을 챙겨 나왔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하고 동선을 추적한 결과 박 씨가 외제 승용차를 타고 도주하는 장면을 확보한 후 검거했다. 박 씨는 경찰에 “나도 한번 고급 승용차를 타고 남들처럼 멋지게 살아보고 싶어 외제 승용차를 구매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날씨가 무더워져 가정에서 출입문을 열어 놓는 경우가 많다.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출입문을 철저히 잠가야 한다”고 말했다.

전주영기자 aimhig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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