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정운호 청탁받은 부동산업자 한씨, 이용걸 前방사청장에게 금품로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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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화장품 군납 청탁 수천만원 건네”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51·수감 중)로부터 군부대 마트(옛 PX)에 화장품을 납품하게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부동산개발업자 한모 씨(59)가 이용걸 전 방위사업청장(59)을 접촉한 사실이 5일 확인됐다.

국방부 차관(2010년 8월∼2013년 3월)과 방사청장(2013년 3월∼2014년 11월)을 지낸 이 전 청장은 한 씨와 초·중학교 동기로, 50년 가까이 친밀하게 지낸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씨는 이 전 청장을 만난 자리에서 정 대표를 언급하며 네이처리퍼블릭 화장품 군납을 부탁했고, 이 전 청장은 담당 부하를 불러 사업 절차 등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한 씨가 이 전 청장에게 건넨 수천만 원이 로비의 대가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의 혐의로 이날 구속 수감된 한 씨를 상대로 돈의 성격을 수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정 대표가 육군과 공군 복지단이 운영하는 마트에 선크림 등 네이처리퍼블릭 화장품을 입점시키기 위해 이 전 청장과 친분이 두터운 한 씨를 통해 금품 로비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한 씨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 “로비자금이 아니라 친구끼리 빌려준 것”이라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검찰은 정 대표의 법조 로비 등을 맡았던 핵심 브로커 이모 씨(56)가 2014년 대통령비서실 수석비서관, 정부 부처 차관, 현직 검사 등의 실명을 거론하며 이들을 동원해 자신의 방해 세력을 제거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이 담긴 녹취록을 확보해 진위를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상장회사 여러 곳이 2010∼2015년 이 씨가 대표를 지낸 P사에 투자한 사실이 이 씨가 언급한 유력 인사와 관련이 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이 씨의 정·관계 로비를 규명하기 위해 이 씨에 대한 체포전담반을 구성해 신병 확보에 나섰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권오혁 기자
#정운호#이용걸#금품로비#전방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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