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곁 지킨 고양이 울음에 7세 어린이 구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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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춘제 덮친 6.4 强震… 41명 사망 103명 실종

6일 대만 타이난 시의 건물 붕괴 현장에서 울음소리를 내 건물 잔해 속에 갇힌 어린이를 살려낸 고양이 먀오먀오(점선 안). 사진 출처 대만 롄허보
6일 대만 타이난 시의 건물 붕괴 현장에서 울음소리를 내 건물 잔해 속에 갇힌 어린이를 살려낸 고양이 먀오먀오(점선 안). 사진 출처 대만 롄허보
중화권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설날) 연휴가 시작되던 6일(현지 시간) 오전 3시 57분 대만 남부를 강타한 규모 6.4의 강진으로 들뜬 설날 분위기는 찾아보기 어려워졌고 전 국민적인 애도의 분위기로 바뀌었다.

특히 17층짜리 건물 4개 동이 무너진 타이난(臺南) 시 융캉(永康) 구 웨이관진룽(維冠金龍) 건물 붕괴 사고 현장에 사망자가 집중됐다. 대만 당국은 9일 타이난 시에서만 41명이 숨졌으며 103명이 실종 상태라고 밝혔다. 사망자 41명 중 39명은 웨이관진룽 건물 붕괴 사고로 인한 희생자로 파악됐다. 타이난 검찰은 건물 벽에서 양철 식용유통과 스티로폼이 발견되는 등 부실 시공 혐의로 린밍후이(林明輝) 전 웨이관건설 사장 등 3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체포해 9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구조 작업이 본격화되면서 생환 소식도 이어졌다. 홍콩 밍(明)보는 8일 웨이관진룽 한 동의 10층에 사는 7세의 후(胡)모 어린이가 고양이 덕분에 살아났다고 보도했다. 항상 자신을 따르던 수고양이 ‘먀오먀오(66)’가 건물이 무너진 뒤에도 주인의 곁을 지키며 울음소리를 낸 덕분에 소방대원들이 6일 건물 붕괴 몇 시간 뒤 후 군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 후 군의 아버지는 고양이가 건물 잔해에서 먼저 빠져나온 뒤 “이 고양이는 항상 아이와 같이 있었다. 아들을 찾아봐 달라”고 간청했다. 구조대원들은 고양이가 머물렀던 곳에서 후 군을 발견했다.

1999년 9월 2300여 명이 사망한 타이중(臺中) 대지진 당시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는 주부 젠(簡)모 씨는 타이난으로 시집 와서 살던 중 또 큰 지진을 만났으나 구사일생으로 살아났다.

중국 정부는 200만 위안(약 3억6400만 원)을 위로금으로 보냈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 언론을 통해 위로의 뜻을 전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대만#강진#지진#춘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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