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강좌 553개… 현장실습 330명… 동아리 참여 2555명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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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청년드림대학 평가]취업률 배제한 10개지표 상위대학

▼ 학교-졸업생 쌍끌이의 힘 ▼

취업 지원 잘한 대학들

《 2015년 청년드림대학들은 학생들의 눈높이와 수요를 꼼꼼히 파악하고, 그에 맞춰 취업·창업 지원 역량을 쏟아붓는 노력이 돋보였다. 학교는 맞춤형 상담과 이력관리 시스템을 강화하고, 졸업생들은 멘토를 자처해 후배들의 앞길을 열어주고 있는 것. 취업률을 배제하고 10개 항목별로 독보적인 성과를 보인 대학들의 우수 사례를 들여다봤다. 》

우송대, 조리학부 특성화 우송대의 ‘솔반’은 호텔외식조리대학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8주짜리 외식창업 실습 프로그램. 우송대 외식조리학부를 졸업하고 퓨전레스토랑인 ‘이태리국시’를 창업한 문진현 씨가 이 식당 조리실에서 음식을 만들고 있다. 우송대 제공
우송대, 조리학부 특성화 우송대의 ‘솔반’은 호텔외식조리대학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8주짜리 외식창업 실습 프로그램. 우송대 외식조리학부를 졸업하고 퓨전레스토랑인 ‘이태리국시’를 창업한 문진현 씨가 이 식당 조리실에서 음식을 만들고 있다. 우송대 제공
청년드림대학에서 최우수 및 우수 대학을 선정할 때는 10개 항목의 평가 결과와 취업률을 모두 고려한다. 취업이 대부분 대학생의 목표가 된 현실에서 대학의 취업률은 중요한 지표다. 그러나 취업률은 대학의 명성이나 지역 여건 등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대학의 ‘순수한 실력’과 일치하지는 않는다.

이런 점을 감안해 취업률을 배제하고 10개 항목의 평가 결과만 자세히 들여다봤다. 분야별로 특화된 강점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진로를 고민하고 취업 기회를 찾는 대학들이 선두를 달렸다.

○ 우수하고 고른 취업인프라 가천대

가천대는 총 10개 항목 중 취업 관련 8개 항목 모두에서 2, 3위에 올랐다. 학생들의 취업을 지원하기 위한 인프라를 ‘질과 양’ 모두에서 잘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천대는 특화된 취업 프로그램인 ‘진로세미나’를 운영하고 있다. 지도교수가 3학년 2학기 학생들을 대상으로 개설하는 교양필수 과목이다. 교수들은 자신이 지도하는 학생들의 진로에 관심을 갖게 되고, 학생들은 체계적인 취업 지도를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지난해 553개 강좌가 개설됐고 3225명이 수강했다. 단순히 수업으로 그치지 않고 ‘포트폴리오 콘테스트’를 열어 구체적으로 취업 준비를 해보고 정보를 공유했다. 지도교수들은 학교가 제작한 ‘취업지도 매뉴얼’을 활용한다. 2월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현대중공업에 입사한 권정욱 씨는 “진로세미나 강의를 통해 나의 진로를 명확히 정할 수 있었고, 지도교수의 지속적인 코칭을 통해 맞춤형 전략을 세워 원하는 기업에 취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가천대는 해외취업 지원을 위해 ‘해외 인턴십 프로그램’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이후 55명이 미국식품의약국(FDA)을 포함해 1∼10개월짜리 해외 인턴십 과정에 참여했다. 강민식 가천대 취업진로처장은 “다양한 분야의 해외 기업 및 연구소와 교류해 인턴십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천대는 이 밖에 취업동아리와 멘토를 연결해 조언을 듣는 ‘취업동아리 멘토링’, 단과대학별 또는 계열별로 현직 담당자로부터 특강을 듣는 ‘직무 릴레이특강’ 등을 운영하며 학생들의 취업을 지원하고 있다.

○ 직업 체험 기회 우수한 한국기술교육대

한국기술교육대, 실험실습 50% 편성 한국기술교육대는 이론과 실험실습을 5 대 5로 편성하는 커리큘럼을 운영하고 있다. 네트워크 장비실습실에서 실습을 하고 있는 전기전자통신공학부 학생들. 한국기술교육대 제공
한국기술교육대, 실험실습 50% 편성 한국기술교육대는 이론과 실험실습을 5 대 5로 편성하는 커리큘럼을 운영하고 있다. 네트워크 장비실습실에서 실습을 하고 있는 전기전자통신공학부 학생들. 한국기술교육대 제공
한국기술교육대는 직업 체험 기회 지원, 자아·진로 탐색 지원, 경력설계 지원 등 3개 항목에서 1위에 올랐다. 이 중에서도 학생들에게 직업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기업 연계형 장기현장실습 제도’가 최우수 청년드림대학으로 선정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는 3, 4학년 재학생들이 국내외 민간기업이나 공기업 등에서 현장실습을 하고 교과과정의 일부로 인정받는 제도다. 지난해 7∼11월 LS파워세미텍 천안 사업장에서 현장실습을 한 백철 씨(전기전자통신공학부 졸업)는 올해 1월 이 회사에 정식으로 입사했다. 백 씨는 “현장실습을 통해 취업 후 겪을 수 있는 고민을 미리 해볼 수 있어서 진로를 결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현장실습을 거쳐 취업에 성공하는 사례가 늘면서 참여하는 학생들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시험사업으로 기업 연계형 장기현장실습 제도를 처음 도입한 2012년에는 132명이 참여했지만 지난해엔 330명으로 크게 늘었다. 학교에서도 학생들을 현장으로 보내는 데 그치지 않고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 지교도수가 실습 기간에 1회 이상 학생들을 방문해 제대로 적응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기업의 부서장과도 면담한다. 또 기업에서 사전에 제출한 직무수행 계획대로 실습이 진행되고 있는지 등도 주기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기업들의 평가도 좋다. 한국기술교육대와 현장실습 협약을 맺은 존슨콘트롤즈오토모티브코리아 관계자는 “현장실습을 거쳐 채용하는 경우 충분한 검증을 거친 우수한 인재를 뽑을 수 있고, 실습 때 하던 업무를 계속 수행하도록 해 기업 입장에서도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 학생활동 지원 뛰어난 동아대

동아대는 전국 최대 규모의 맞춤형 취업동아리를 운영하며 학생 조직활동 지원, 취업 기회 정보 지원의 2개 항목에서 1위에 올랐다.

지난해 취업동아리에 참여한 학생은 2555명으로, 2012학년도(1022명)에 비해 2.5배로 늘어날 정도로 급성장했다. 지도 교수와 담당 직원이 소그룹으로 나뉜 동아리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동아리를 통해 학생들은 입사 서류 작성법과 면접 대처방안 등에 대한 정보도 얻고, 모의면접 교육 등도 받을 수 있다.

취업기회 정보 항목에서도 1위에 오른 동아대는 취업에 성공한 선배를 통해 기업과 직무, 취업 전략 등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취업을 희망하는 기업에 다니는 선배와 교류할 수 있도록 학교가 도와주고, 학년·전공별로 실시하는 맞춤형 취업 상담과 특강도 동아대가 학생들의 취업을 돕는 방법 중 하나다.  
▼ 동서대 교내외 전문가 창업컨설팅… 우송대 외식창업 8주간 실습 교육 ▼

창업지원 잘하는 대학은

동서대, 창업 연합캠프 운영 동서대는 교내 창업 동아리 활동을 전공 학점으로 인정해주는 등 학생들의 창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창업 동아리들이 지난해 연합캠프를 열어 실력을 다지고 있다. 동서대 제공
동서대, 창업 연합캠프 운영 동서대는 교내 창업 동아리 활동을 전공 학점으로 인정해주는 등 학생들의 창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창업 동아리들이 지난해 연합캠프를 열어 실력을 다지고 있다. 동서대 제공
취업보다 창업을 선택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는 것은 이미 오래된 추세. 그러나 청년 창업이 활발한 미국 등 선진국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 대학생들의 창업 여건은 열악하다. 이에 따라 창업을 꿈꾸는 재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해 전문 기구를 만들어 발 벗고 나서는 대학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창업지원단을 만들어 창업교육과 창업보육을 통합해 지원하는 동서대는 창업을 위한 공간도 지원하고 창업 동아리도 관리하는 등 전천후 기능을 한다. 교내외 전문가로 구성된 컨설팅그룹을 활용해 회계, 세무, 법무, 마케팅 등 경영 전반에 대한 서비스도 한다.

창업교육 기반은 자발적 그룹인 프리벤처 클럽에 의해 다져지고 있다. 벤처 창업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스스로 창업 동아리를 만들고 창업 경진대회나 캠프에 참여하는 그룹으로 35곳이 활동 중이다. 실제 특허를 출원하거나 사업자 등록증을 내고 소규모 창업을 하기도 한다. 교내 창업 동아리 활동을 통해 3학점까지 전공 학점을 이수할 수도 있다.

교육과정을 창업 친화적으로 운영하는 대학도 있다. 호텔외식조리대학을 특성화해 실습 위주로 운영하는 우송대의 경우 졸업과 동시에 창업에 도전하는 학생이 많다. 우송대는 8주짜리 외식창업 실습 프로그램인 ‘솔반’을 통해 학생들이 메뉴 개발부터 조리, 가게 운영, 마케팅, 경영 노하우 등을 모두 익힐 수 있도록 집중 학습을 시킨다.

지난해 외식조리학부를 졸업하고 ‘이태리국시’라는 퓨전레스토랑을 개업한 문진현 씨(27)는 “외식업계에서 현장과 해외 경험을 풍부히 쌓은 교수님들이 특급호텔 주방 수준의 실습실 14곳에서 집중 교육을 해주기 때문에 자신감을 갖고 차근차근 창업을 준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특별취재팀>

▽팀장 김희균 차장(정책사회부)

▽팀원 유덕영 이은택 임현석(정책사회부)

정세진(산업부) 정부경 기자(채널A 사회부)

안소연 과장(청년드림센터)
#대학#현장실습#동아리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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