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정부 “IMF에 채무 못갚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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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디폴트 선언… EU와 막판협상
국제 채권단에 3차 구제금융 요청

그리스 정부가 30일(현지 시간) 만기인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한 채무 16억 유로(약 2조 원)를 상환할 능력이 없다고 밝히며 사실상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선언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이날 오후 7시 국제 채권단에 전격적으로 3차 구제금융을 요청하고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해 유럽연합(EU) 고위 관리들과 디폴트를 막기 위한 막판 협상을 벌였다. 치프라스 총리는 이날 성명에서 “2년 동안 유럽안정화기구(ESM)가 그리스에 필요한 재정과 채무 재조정을 위해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치프라스 총리는 또 ‘기술적 디폴트’가 발생하지 않도록 이날 밤 12시에 종료되는 2차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단기간 연장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그리스의 3차 구제금융 제안은 신자유주의식 긴축정책을 요구해 마찰을 빚었던 국제통화기금(IMF)을 배제한 것으로 IMF가 동의할지는 확실치 않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7월 5일 그리스 국민투표 이전에 3차 구제금융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30일 기자들과 만나 “만기가 도래하는 IMF에 대한 채무 약 16억 유로를 갚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치프라스 총리도 전날 국영TV와의 인터뷰에서 “채권단이 그리스 은행들의 목을 졸라 그리스를 질식시키려 하는데 어떻게 우리가 돈을 갚기를 기대하는가”라고 밝혔다. 이로써 그리스는 서방 선진국 중 최초로 IMF의 부채를 상환하지 못한 나라가 됐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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