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부상’ 알고도 데려간 다저스, 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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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검사때 관절와순 파열 확인… 류현진, 유연하고 근육도 많아
극복 능력 믿고 과감히 베팅한 듯
류 “대개는 약간 통증 안고 던져와”

왼쪽 어깨 관절와순 봉합 수술을 받은 류현진(LA 다저스)이 깁스를 한 채 23일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프리랜서 이사부 씨 제공
왼쪽 어깨 관절와순 봉합 수술을 받은 류현진(LA 다저스)이 깁스를 한 채 23일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프리랜서 이사부 씨 제공
“2년 전 입단 때부터 관절와순이 찢어진 것을 알고 있었다. 아프지 않고 정상적으로 던진 적도 있지만 대개는 (약간의 통증을 안고) 그대로 던졌다.”

어깨 수술을 받은 류현진(28·LA 다저스)이 23일 다저스타디움 프레스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솔직한 답변이었지만 현지에서는 적지 않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기자회견 후 일제히 류현진과 구단이 관절와순 파열(labrum tear)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부각했다. 지역 유력지 LA타임스의 야구전문기자 빌 샤이킨은 “류현진이 관절와순 파열을 알고 있었다. 시점은 2년 전 첫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때였다”고 강조했다. 입단 신체검사 당시의 MRI를 의미한다.

LA타임스를 비롯한 미국 언론의 의혹은 어깨 부상이 확인된 투수와 다저스 구단이 왜 6년간 6200만 달러(약 676억 원)짜리 장기 계약을 했느냐 하는 것으로 모아진다.

당시 계약을 주도한 네드 콜레티 전 단장(현 사장 수석보좌역)은 2006년 12월에도 어깨 회전근개 부상이 있던 제이슨 슈밋과 3년간 4700만 달러(약 513억 원)짜리 계약을 했다. 슈밋은 계약 기간에 43과 3분의 1이닝을 던지고 3승을 거두는 데 그쳤다. LA타임스는 “슈밋은 3승으로 끝났지만 6200만 달러를 투자한 류현진은 344이닝에 28승을 거두고 있다”고 비교했다. 되짚어보면 다저스는 류현진의 몸 상태에 확신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류현진이 처음 왼쪽 어깨에 이상을 느낀 것은 한화 시절이던 2011년이다. 당시 찍은 MRI에서 이미 관절와순 파열이 의심됐다. 하지만 류현진은 한국에서 마지막으로 뛴 2012년에 182와 3분의 2이닝을 소화하며 9승 9패, 평균자책점 2.66의 빼어난 성적을 올렸다.

한경진 선수촌병원 재활원장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많은 투수들이 관절와순에 문제를 갖고 있다. 손상이 경미한데도 통증을 느끼는 선수가 있고, 파열까지 됐지만 통증 없이 던지는 선수도 있다. 류현진은 워낙 몸이 유연한 데다 근육량이 좋아 부상을 이겨내며 공을 던질 수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저스 역시 2년 전 MRI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적절한 통증 관리와 재활이 뒷받침되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던 것이다. 이번에 수술까지 가게 된 것은 피로가 누적되면서 더는 재활로 회복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최대한 조심스럽게 몸을 관리하려 했다. 처음에는 수술도 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재활로는 더이상 좋아질 게 없다는 생각에 수술을 결정하게 됐다. 결정이 옳았다고 생각한다. 재활과 관리를 잘해서 내년에는 이런 일이 없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류현진은 수술 후 이전보다 더 좋은 상태로 회복될 수도 있다”는 스탠 콘티 수석 트레이너의 말을 빌려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moonsy1028@gmail.com / 이헌재 기자
#류현진#부상#신체검사#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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