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시위꾼 집결장 된 세월호 추모제, 2016년에도 이럴 건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18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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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1주년이던 그제 서울 도심은 시위로 얼룩졌다.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주최로 1주년 행사가 열려 1만 명(경찰 추산)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행사가 끝난 후 청와대 쪽으로 가려다 경찰과 대치했다. 일부 참가자는 “박근혜 퇴진하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어제 저녁에도 서울 도심에서 시위가 벌어졌다.

앞서 세월호가족협의회, 국민대책회의 등으로 구성된 4·16연대는 경기 안산시 합동분향소에서 열기로 예정된 세월호 1주년 추모식을 취소했다. 전남 진도 팽목항에 내려가 있던 유족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팽목항을 방문한다는 소식에 분향소를 일시 폐쇄했다. 경기 안산 합동분향소를 찾은 이완구 국무총리는 유족들의 저지로 발길을 돌렸다. 슬픔을 함께 나눠야 할 세월호 1주년의 자리에 불신이 가득한 것이 안타깝다.

세월호가족협의회와 국민대책회의가 주장한 것은 ‘세월호 즉각 인양 결정’과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폐지’다. 박 대통령은 그제 “필요한 절차를 신속히 진행해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선체 인양에 나서도록 하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에 대해서는 “유족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시행령을 고치라”고 지시했다. 그럼에도 당장 인양 결정을 내놓으라고 다그치는 것이나, 시행령 수정을 기다리지 못하겠다는 것은 세월호를 이용해 정부를 계속 흔들면서 다른 이득을 챙기겠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

좌파 단체 등으로 구성된 국민대책회의는 주말인 18일 다시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집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박근혜 정부는 기술적인 검토만 끝나면 비용이 얼마가 들어가든 인양하겠다는 결정을 이미 내렸다. 세월호 사고의 원인 조사도 마무리됐다. 일부 세력은 세월호 참사를 구실로 또다시 갈등을 조장하려 들지 말아야 한다.
#세월호#1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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