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 대신 ‘꽃’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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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월만에 확 바뀐 대표팀 귀국맞이… 박수 환호… 환영인파로 공항 들썩

‘엿 대신 꽃.’

팬들이 축구대표팀 태극전사들을 대하는 방식은 불과 7개월여 사이에 확연히 달라졌다.

1일 인천공항엔 호주 아시안컵 축구대회를 마치고 돌아온 한국 축구대표팀을 환영하는 인파로 들썩였다. 정성 들여 현수막까지 제작해 귀국장을 찾은 팬부터 우연히 아시안컵 전사들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급하게 자리를 잡은 팬까지 다양한 축구팬들로 귀국장은 그야말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비행기가 도착하고서 약 한 시간 뒤 태극전사들이 말끔한 정장 차림으로 귀국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팬들은 뜨거운 함성과 박수로 태극전사를 맞았다. 팬들은 꽃다발로 환영했다. 비록 1960년 이후 55년 만의 정상 탈환에는 실패했지만 1988년 이후 27년 만의 준우승 달성에 팬들도 환호했다. 무엇보다 예선부터 4강까지 5경기에서 무실점으로 순항했고 호주와의 결승에서도 0-1로 뒤지던 후반 추가 시간에 동점골을 넣고 연장까지 가서 아깝게 지는 등 확 달라진 태극전사들의 투혼이 팬들을 감동시켰다.

지난해 6월 브라질 월드컵 귀국 때와는 상반된 모습이었다. 당시 홍명보 전 감독이 이끌던 한국은 사상 첫 원정 8강이라는 목표를 내걸고 대회에 나갔으나 조별리그에서 1무 2패라는 초라한 성적을 거두고 돌아왔다. 경기력과 결과에 실망한 일부 팬들이 대표팀을 향해 호박엿 사탕을 집어 던질 정도로 귀국장 분위기는 싸늘하고 험악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귀국 인터뷰에서 “브라질 월드컵 이후 선수들이 힘들었다. 그래서 이런 환대가 필요했다. 우리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주장 기성용은 “한 달 동안 응원해 준 팬들에게 감사드린다. 다음엔 꼭 우승하겠다”고 말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대표팀#태극전사#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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