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에 버럭’ 오바마… 북핵 저지 절박함 표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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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정권 붕괴’ 작심발언 이어… 印과 정상회담서 北비핵화 촉구
한국 정부 “대화-압박 투트랙 유지”

지난해 말 북한의 ‘소니픽처스’ 해킹 및 영화 ‘인터뷰’ 상영 저지 협박 사건 이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대북 발언이 갈수록 강경해지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급기야 23일 유튜브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정권은 결국 무너질 것”이라며 ‘북한 붕괴론’까지 입에 올렸다. 이를 놓고 “작심하고 한 발언이다” “개인적인 생각이 표출된 것이다” 등 해석들이 분분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 진전을 막아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이 담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워싱턴 외교 소식통은 25일 “‘북한 체제가 지금과 같은 행보를 유지해서는 영속할 수 없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평소 생각이 ‘북한 붕괴’ 발언으로 드러난 것”이라며 “한국도 평소에 공감하고 있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한미 정보 당국과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 등에 따르면 북한은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실험 등의 준비를 끝내고 ‘정치적 결단’만 남겨 놓은 상태다. 미 의회조사국(CRS)도 21일 발행한 보고서에서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할 경우 북한이 새로운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실험과 같은 추가적 도발 행동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 보고서는 북한이 시리아나 이란뿐만 아니라 헤즈볼라와 하마스 등 이슬람 테러조직에도 군사물자를 판매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젠 북한의 핵 보유뿐만 아니라 북한이 불량국가나 이슬람국가(IS) 등 무장 테러단체에 핵물질을 확산시킬 가능성에도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상황이다.

실제로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의 소니픽처스 해킹에 대한 대응으로 새해 벽두인 2일 내놓은 새로운 경제제재 명단에는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와 조선단군무역회사 등 대량살상무기(WMD) 판매 기업들이 포함됐다. 브루스 벡톨 미국 텍사스 앤젤로주립대 교수는 “이번 제재는 지난 2년 동안 시리아와 이란, 아프리카 국가 등에 대한 북한의 핵 확산 활동에 대한 보복 성격도 띠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5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도 대북 경고 메시지를 내놓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양국 정상회담 직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북한의 우라늄 농축 활동을 포함해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 계획을 우려한다”며 “북한은 2005년 6자회담의 합의를 이행하는 등 비핵화 조치를 할 것을 촉구한다”고 또다시 북한을 압박했다.

한편 정부 고위 당국자는 26일 기자들과 만나 “한미는 모두 ‘대화와 압박’이라는 대북 투트랙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며 “압박을 통해 북한이 진지한 자세로 대화에 호응하게 하려는 것이지 압박만 하고 대화를 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은 오해”라고 말했다. 한미일 3국 6자회담 수석대표는 28일 일본 도쿄(東京)에서 대북제재와 북핵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방안을 논의한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 조숭호 기자
#북한#북핵#오바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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