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 최측근 ‘호랑이’… 링지화도 부패혐의 체포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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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통신 “엄중한 기율위반 조사”… 시진핑 反부패 사냥 정점 치달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반부패 칼날이 직전 정권의 수장(首長)이던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의 최측근까지 잡아들였다. 6일 저우융캉(周永康) 전 중앙정법위원회 서기를 체포함으로써 1978년 개혁·개방 이후 처음으로 전직 상무위원에 대한 사법처리를 개시한 데 이어 약 보름 만에 대형 ‘부패 호랑이’를 또 낙마시키는 등 시 주석의 반부패 사냥이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22일 관영 신화(新華)통신은 후 전 주석의 비서실장(공산당 중앙판공청 주임)을 지낸 링지화(令計劃·58·사진) 공산당 통일전선공작부장(통전부장)이 엄중한 기율위반 혐의로 조직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링 부장은 2007년부터 2012년까지 5년간 공산당 총서기 비서실인 중앙판공청의 주임을 맡는 등 전 정권에서 실세 중의 실세였다. 현 중국 지도부를 선출한 2012년 11월 제18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앞두고는 최고지도부인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현재 시진핑 포함 7명) 후보로도 거론됐다.

하지만 2012년 3월 링 부장의 아들 링구(令谷)가 소수민족 여성 2명을 태운 채 만취 상태로 베이징(北京) 시내에서 페라리 승용차를 과속으로 몰다 사고로 숨진 뒤 호화 사치 생활, 사고 진상 은폐 등이 구설에 올랐다. 아들에게 수억 원을 호가하는 승용차를 사줄 정도의 재력을 어떻게 모았냐 하는 것부터 이후 사건 처리 과정에서 이를 무마하려는 정황이 드러났다는 것.

일각에서는 특히 링 부장이 저우 전 서기와 함께 시 주석 정권을 무너뜨리려는 쿠데타를 기도했다는 설까지 제기되면서 주요 사정 대상이 될 것이라는 말이 돌았다. 해외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들에서는 링 부장을 저우 전 서기,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 시 서기, 군 부패의 몸통 쉬차이허우(徐才厚)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과 함께 ‘부패 4대 천황’이라고 지칭하며 그가 마지막 반부패의 제물이 될 것이라는 관측까지 돌았다.

앞서 중국 당국은 올해 6월 링 부장의 형인 링정처(令政策) 산시(山西) 성 인민정치협상회의 부주석에 이어 10월에는 동생인 사업가 링완청(令完成)을 잡아들임으로써 그에 대한 조사가 임박했음을 암시했다.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은 당국이 최근 링완청의 자백으로 산시 성 모처의 링 부장 집안의 재산 은닉처를 덮쳐 트럭 6대 분량의 은닉 뇌물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후진타오#시진핑#반부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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