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 대미는 '장그래 아닌 본그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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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스파이와의 추격신 등장… 원작 달리 액션 어드벤처로 마무리
자체 최고 시청률 8.4% 기록

‘미생’에서 순간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장면은 마지막 회 말미에 오상식(이성민·왼쪽)과 장그래(임시완)가 차를 타고 가면서 대화를 나누는 대목이었다. 장그래는 그의 멘토인 오상식에게 “차장님의 뭘 팔 수 있어요?” 하고 묻는다. 첫 회에서 오상식이 인턴사원 장그래에게 던졌던 질문이다. tvN 화면 촬영
‘미생’에서 순간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장면은 마지막 회 말미에 오상식(이성민·왼쪽)과 장그래(임시완)가 차를 타고 가면서 대화를 나누는 대목이었다. 장그래는 그의 멘토인 오상식에게 “차장님의 뭘 팔 수 있어요?” 하고 묻는다. 첫 회에서 오상식이 인턴사원 장그래에게 던졌던 질문이다. tvN 화면 촬영
tvN 화제의 드라마 ‘미생’이 20일 자체 최고 시청률인 8.4%를 기록하며 종영했다(닐슨코리아 자료). 주요 에피소드와 대사까지 윤태호 작가의 원작 웹툰에서 대부분 그대로 가져왔던 것과 달리 마지막 회는 오상식(이성민)이 창업한 회사에 합류한 장그래(임시완)가 요르단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전혀 다른 내용으로 마무리했다.

스펙이 전무했던 고졸 사원 장그래가 요르단을 누비며 유창한 영어를 뽐내고, 산업스파이와 거친 추격전을 벌이며 건물과 건물 사이를 뛰어넘는 ‘신공’을 발휘하는 장면에 대해서는 뒷말이 나왔다. “미생이 갑자기 ‘본 아이덴티티’가 됐다” “장그래가 아니라 본그래다” “직장인의 애환을 실감나게 그리다 왜 액션 어드벤처 판타지로 마무리하느냐”는 것이다. tvN은 “요르단 장면은 올해 8월 미리 촬영한 것으로 드라마 초반부터 결말은 예정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미생은 ‘옥에 티’와 함께 주목할 만한 기록도 여럿 남겼다.

△10.3=마지막 회에서 산업스파이 사건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오상식과 장그래가 나란히 차를 타고 가는 장면이 순간 최고 시청률인 10.3%를 기록했다. 장그래가 “차장님, 저 홀려보세요. 차장님의 뭘 팔 수 있어요?”라고 묻는 장면이다. 1회에서 낙하산 인턴사원으로 입사한 장그래에게 오상식이 같이 차를 타고 가며 했던 질문을 장그래가 되돌려 주는 장면이었다. 당시 장그래는 “뭘 팔 수 있느냐”는 오상식에게 “노력”이라고 답했다. “전 지금까지 제 노력을 쓰지 않았으니까 제 노력은 쌔빠진 신상입니다.”

△23억=18일까지 미생의 주문형비디오(VOD) 판매 수익 추산치다. 19, 20일에 방송된 마지막 2회분의 판매 수익까지 합치면 30억 원에 가까울 것으로 보인다. 미생의 편당 제작비는 3억 원대 초반으로 알려져 있다. VOD 판매만으로도 제작비의 절반가량을 회수한 셈이다.

△20억=미생이 푸티지 광고(드라마의 실제 장면을 광고에 삽입하는 광고 기법)로 벌어들인 수익이다. 화장품, 통신사 등이 푸티지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미생은 본방송 앞뒤에 붙는 프로그램 광고를 완판하고 커피, 복사용지, 홍삼 등 다양한 제품의 간접광고를 드라마에 삽입했다. 주연인 임시완도 자동차, 통신사, 치킨업체를 비롯해 10개 브랜드와 새로 광고 계약을 했다. 이성민 김대명(김동식) 변요한(한석률) 강소라(안영이) 강하늘(장백기) 등 주조연급 출연진도 주류, 음료, 피자, 통신사 CF 모델로 나서게 됐다.

△100=미생의 전체 출연진 수로 웬만한 사극보다 많다. 현실감을 살리기 위해 대사 없이 키보드를 치거나 전화를 받는 배역에도 엑스트라가 아닌 배우를 기용했다. 그 대신 톱스타를 캐스팅하지 않아 편당 제작비가 4억 원에 육박하는 사극에 비해 낮은 제작비를 유지할 수 있었다.

△6=미생은 종영 전 미국 중국 홍콩 말레이시아 대만 캄보디아 등 6개국에 판매됐다. 리메이크 문의도 많다. 특히 바둑을 소재로 한 드라마여서인지 중국에서는 정식 방영이 시작되기도 전에 중국중앙(CC)TV가 14분짜리 특별 프로를 내보내는 등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tvN은 “한류 스타를 내세운 일부 드라마를 제외하면 대부분 드라마가 종영한 뒤 판권이 판매되기 시작한다는 점에서 미생의 기록은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미생#푸티지 광고#장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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