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2013년 8월부터 중간 간부 총살 급증”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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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정은 권력세습 3년]北 취재 10년 日매체 팀장이 전한 실상

“장성택 처형은 김정은 체제의 근본 모순이 터진 것을 뜻한다.”

일본의 대북정보 매체인 아시아프레스의 이시마루 지로(石丸次郞) 북한 팀장은 11일 서울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열린 ‘북한 내부정세 보고 세미나’에서 “김정은 정권은 유일영도체제를 만들기 위한 형태로 출발했는데 이를 지탱하는 체제가 집단보좌체제라는 모순을 안고 있었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그는 “2012년 겨울 한 승마장에서 찍은 김정은과 장성택의 함께 웃는 사진을 보면 김정은의 뒤에 서 있는 관리들과 달리 장성택만 김정은과 나란히 서 있었다”며 “그를 보좌해야 하는 장성택이 김정은을 능가한다는 평가까지 나오자 유일영도체제에 부합하지 않은 상태에 이르렀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 ‘내부협력자’ 10여 명과 10년째 북한 취재팀을 구성해 관련 뉴스를 보도해 왔다고 밝힌 이시마루 팀장은 “김정은 유일영도체계를 확립하기 위해 더욱 종교적 색채가 짙은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신격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공공건물에 유일하게 걸렸던 김일성 사진 대신 김일성 부자의 사진이 나란히 걸리기 시작했으며 지난해에는 1980년 대 이후 처음으로 노동당원증이 신규 발급됐다. 당원증 앞면에는 과거와 달리 김정일의 사진이 김일성과 함께 나란히 포함됐다고 한다. 이시마루 팀장은 또한 지난해 8월부터 각지 중간급 관리들에 대한 총살이 급증했다고 전했다. ‘신 10대 원칙’ 확립을 위한 ‘반당 반혁명 분자와의 투쟁’이 명분이라는 것.

이시마루 팀장은 북한의 경제상황에 대해 “공공인프라가 특히 악화되고 있다”며 “며칠 전 북한 내부 협력자와 통화했는데 온 나라가 정전상태라고 한다. 수력발전에 의존하는 북한의 경우 강이 얼어붙어 내년 3월까지는 전력난이 심각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에서 내부적으로 싹을 틔운 시장경제 덕분에 현재 식량위기 상태는 아니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김정은만 따라야 하는 유일영도체제의 모순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안 기자 jkim@donga.com
#북한#김정은#북한 간부 총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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