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무료앱 10개중 4개 성매매 관련… 94%가 ‘조건만남’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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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안의 ‘은밀한 앱’

‘만남 이유는 술 한잔, 만남 시간은 밤에만.’

무료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10개 중 4개는 조건만남 서비스 등 성매매 관련 혐의를 받는 앱인 것으로 나타났다.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스마트폰 앱 등을 통한 새로운 형태의 성매매는 꾸준히 이뤄지는 것이다. 여성가족부는 30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13년 성매매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가장 두드러진 현상은 성매매 알선 무대가 오프라인 및 온라인(인터넷)에서 스마트폰 앱으로 확장된 점이다.

조사에 따르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무료 앱 1736개 중 누드채팅, 만남알바 등 성매매 관련 단어 27개를 검색한 결과 총 717개의 앱이 나왔다. 이 중 중복되거나 접속이 차단된 사이트, 성매매 알선과 무관한 내용 등을 제외하고 앱 182개를 분석한 결과 게시판형, 폰팅형, 성인채팅형 등의 조건만남 서비스 유형이 94.4%를 차지했다.

실제 스마트폰을 통한 조건만남 서비스는 접근이 매우 쉬웠다. ‘조건만남’을 안드로이드 앱 검색창에 직접 쳐보니 ‘어플만남’ ‘애인대행’ ‘랜덤채팅’ 등이 적힌 앱 250여 개가 떴다. 8개를 제외하곤 모두 무료 앱으로 곧장 내려받을 수 있었다. 프로필 작성란 중 ‘만남 이유’라고 적힌 칸엔 ‘술 한잔’ ‘애인’ ‘역할대행’ ‘여행가이드’ 등의 선택지들이 떴다. 만남 시간도 ‘밤에만’ ‘주말만’ 등을 고를 수 있다. 닉네임과 나이, 거주지가 적힌 프로필 사진들 중엔 다리나 가슴만 찍어 올리거나 비키니 모습을 올린 것 등 대부분 자극적이었다. 사진을 클릭하면 즉석 대화가 바로 가능했다. 여성부는 “실제 분석 대상이 된 182개 앱 중 성인인증을 요구하는 앱은 35.2%(64개)에 불과했다”며 “앱을 이용해 성매매가 일어날 경우 알선 및 성매매 합의 사실 등을 직접 확인하기 어려워 청소년 유해 매체물로 규정하거나 제재를 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성매매의 주요 무대는 여전히 오프라인을 통해서였다. 성 구매 사범 218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성 구매 경로는 안마시술소가 26.3%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성매매 집결지(26.1%)와 유흥주점(23.4%) 순이었다. 온라인 채팅이나 앱 등을 이용한 경로는 6.2%로 오프라인 경로에 비해 낮았다.

성매매 업소 수는 3년 전에 비해 늘어났다. 전체 성매매 집결지 수는 총 44곳으로 2010년보다 1곳이 줄었지만 업소 수는 52개(2.9%), 종사 여성 수도 186명(3.8%)이 늘었다.

최지연 기자 lima@donga.com
#스마트폰 무료앱#성매매#조건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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