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광용 수석 전격사퇴 미스터리…靑 브리핑도 안해 의혹 더 키워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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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경질… 급박한 사정 있는듯
여권 “국제특별전형 비리 연루說”

송광용 전 대통령교육문화수석비서관의 전격 사퇴에 대해 여권 내부에선 사실상 ‘경질’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무엇보다 박근혜 대통령이 20일 출국에 앞서 서둘러 사표를 수리했다는 점에서 사표 수리를 뒤로 미룰 수 없는 이유가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그만큼 급박한 사정이 있었다는 의미다.

○ 검찰 수사 임박했나

여권에선 송 전 수석의 사퇴 배경을 놓고 서울교대 총장 시절 학교 부설기관인 평생교육원이 운영한 ‘1+3 국제특별전형’과 관련한 비리 의혹에 연루됐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많다. 1+3 전형은 수능, 토플 성적 등에 상관없이 국내에서 1년간 교양·어학 수업을 들은 뒤 연계된 해외 대학에서 3년 동안 교육을 마치면 해외 학위를 받는 유학프로그램. 연간 2000만 원대의 비싼 학비에도 쉬운 유학 코스로 알려지며 인기를 끌자 국내 대학들은 잇따라 이 제도를 도입했다. 그러나 상당수 대학이 유학원으로부터 일종의 리베이트를 받았다는 얘기가 무성했다.

송 전 수석은 서울교대 총장 시절 평생교육원에서 수당 1400만 원을 불법으로 받았다가 교육부의 감사를 받고 전액 반납한 적이 있다. 송 전 수석은 동아일보가 수당 불법 수령 문제를 단독 보도하자 보도자료를 내 “서울교대 평생교육원의 2007년 수입대체경비 수입은 4억6500만 원에 불과했지만 이후 특별프로그램 개설 등을 통해 4년 뒤인 2011년엔 수입대체경비 수입이 49억4800만 원으로 10배 이상으로 늘었다”면서 “획기적 수입 증대에 기여한 직원에게 보상하는 차원에서 지급된 수당”이라고 해명했다.

송 전 수석이 총장 재직 당시 평생교육원이 급격히 성장했고, 이 과정에서 프로그램 운영업체 등과 뒷거래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것이다.

송 전 수석은 16일 교육문화수석 임명 뒤 처음으로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점심을 함께하면서 업무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지인들에게도 최근 “인천 아시아경기대회가 끝나면 여유가 생길 것 같다. 이후 만나자”고 말했다고 한다. 이는 송 전 수석이 최근 들어 갑작스럽게 사표를 냈다고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감사원 감사를 비롯한 사정 라인의 압박이 거세지면서 버티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여권 인사들이 “개인적 문제”라고 귀띔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서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문제 등 교육 분야 갈등 조정에 적극 대응하지 않은 문책성 인사라는 주장도 있으나 그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송광용 전 대통령교육문화수석비서관이 지난달 6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제4차 문화융성위원회’ 회의 결과를 발표하던 모습. 동아일보DB
송광용 전 대통령교육문화수석비서관이 지난달 6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제4차 문화융성위원회’ 회의 결과를 발표하던 모습. 동아일보DB

○ 계속되는 ‘미스터리 인선’

아직까지 송 전 수석의 사퇴 이유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은 없다. 청와대는 “개인적인 문제”라며 브리핑조차 하지 않았다. 만약 찰 수사와 같이 어떤 방식으로든 공개되는 사안이 아니라면 송 전 수석의 사퇴는 또 하나의 ‘미스터리 인사’로 남을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 ‘미스터리 인사’가 적지 않았다. 천해성 통일부 남북회담본부장 인선이 대표적이다. 그는 올해 2월 대통령국가안보실 안보전략비서관에 내정됐다가 8일 만에 내정이 철회되고 통일부로 복귀했다. 통일부 내 최고 에이스로 꼽히는 그를 청와대가 왜 뒤늦게 거부했는지 아직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남북 실무회담 도중 남측 수석대표가 바뀌기도 했다. 당시 통일부는 “당초 인사 계획이 있었다”고 해명했으나 회담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게 중론이다. 박근혜 정부 출범에 앞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는 외교국방통일분과 위원인 최대석 이화여대 교수가 9일 만에 중도 사퇴해 논란이 됐다.

이재명 egija@donga.com·이현수 기자
#송광용 수석 사퇴#청와대#경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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