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밴드 보컬과 듀엣… 아이유 스타일 신곡… 주현미의 변신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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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30년 맞아 새 앨범 내고 9월 기념콘서트

1960, 70년대 어른들의 유토피아는 두고 온 고향이었다. ‘저 푸른 초원 위 그림 같은 집’이었다. ‘동백 아가씨’(1964년·이미자) 속 동백섬은 방방곡곡의 고향과 한(限)이 집약된 공간이었다.

주현미(53) 시대는 서울 영동대교, 강남이 애틋한 로맨스나 애수의 새 터전으로 변했음을 알리며 왔다. ‘동백 아가씨’의 구슬픈 단조는 20년 뒤, 80년대를 맞아 장조 트로트 ‘비 내리는 영동교’ ‘짝사랑’ ‘신사동 그 사람’으로 전환됐다. 84년 주현미가 김준규와 낸 ‘쌍쌍파티’는 빠른 트로트 메들리 전성시대를 연 당대 베스트셀러였다. 전통가요와 현대가요의 경계는 어느 때보다 가까웠다. 약사, 화교라는 주현미의 이력도 독특했다. 태진아, 송대관, 설운도가 모던 트로트 바람에 합류했다.

“약국에 있다가 어느 날 TV에 나가 노래를 시작한 게 엊그제 같아요. 이미자 선생님 30주년 콘서트(1989년)에 게스트로 나가 ‘30년, 까마득하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제가 그 자리에 와 있네요.”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만난 가수 주현미는 “세월이 전혀 실감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8곡이 담긴 새 앨범을 27일 낸다. ‘30주년 기념 앨범’이지만 역사를 빙자해 옛것을 재탕하지 않는다. 백지영이나 아이유를 연상시키는 요즘 스타일 신곡이 다수다. 주현미 특유의 진폭 넓은 비브라토, 청아하고 높은 목소리가 주는 세련된 질박함이 악곡과 만나는 방식이 신선하다. 주현미는 “가수 정엽과 에코브릿지, 윤일상 돈스파이크 정재형 장원규(인피니트, 효린, 케이윌) 같은 젊은 작곡가와 함께 작업했다. 29주년, 31주년이라면 엄두 못 낼 도전을 하고 싶었다”고 했다.

윤일상, 조PD와 ‘사랑한다’(2008년)를, 소녀시대의 서현과 ‘짜라짜짜’(2009년)를 합작했던 주현미는 이번에 록 밴드 국카스텐의 보컬 하현우와 듀엣으로 자신의 곡 ‘쓸쓸한 계절’을 재해석했다. “아들뻘 후배도 선생님이라는 생각으로 배우면서 함께했어요.”

주현미는 30년 활동의 원동력이라는 가족 얘기에 눈시울을 붉히며 멘 목소리를 냈다. 인기 그룹사운드 ‘비상구’의 보컬로 활동하던 남편 임동신 씨는 결혼 뒤 주현미 외조에 집중했다. “‘신사동 그 사람’ 때부터 남편은 제 총괄 기획자였어요. 이번에 또 함께 고민하고 의견을 나눠줬죠.” 미국 버클리음대에서 작곡을 공부하는 아들, 호텔 경영학을 전공하는 딸도 힘이 됐다.

주현미의 무대는 다음 달 13, 1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30주년 기념 공연 ‘더 주현미 쇼’에서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다. (8만8000∼15만4000원·1544-1813)

그는 마지막으로 직접 마이크를 잡고 신작 타이틀 곡 ‘최고의 사랑’을 불러줬다. 곡조는 밝지만 묘한 뭉클함이 느껴지는 노래. “영원히 날 지켜줄 최고의 사랑, 그건 분명히 있어요. 그 사랑 때문에 하루를 견딥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만난 가수 주현미는 “패티김, 이미자 선배님처럼 우리 대중과 서민의 정서를 오랜 시간 동안 무대에서 열심히 전달한 여가수로 남고 싶다”고 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만난 가수 주현미는 “패티김, 이미자 선배님처럼 우리 대중과 서민의 정서를 오랜 시간 동안 무대에서 열심히 전달한 여가수로 남고 싶다”고 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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