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功過 재평가받고 싶어”… 15년전 회상 울먹인 김우중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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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포럼 참석해 심경 토로… 강봉균 “국제기준 맞춰 구조조정”

2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대우특별포럼’에 참석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인사말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2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대우특별포럼’에 참석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인사말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이제 시간이 충분히 지났으니 적어도 잘못된 사실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78)은 2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은행로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제45회 대우특별포럼’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김대중 정부 시절 추진됐던 대우 해체가 적절하지 않았다는 뜻을 피력한 것이다.

이번 행사는 옛 대우그룹 임직원 모임인 대우인회와 대우세계경영연구회가 대우그룹 워크아웃 15주년과 김 전 회장의 대화록인 ‘김우중과의 대화-아직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출간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다.

김 전 회장은 “억울함도 있었고 비통함도 분노도 없지 않았지만 되돌릴 수 없는 과거이기에 감수하려고 했다”며 “지난 일에 연연하려는 게 아니라 역사에서 우리가 한 일과 주장을 정당하게 평가받고 과연 대우 해체가 합당했는지 명확히 밝혀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옅은 검은색 양복 차림이었던 김 전 회장은 감정에 북받쳐 인사말을 하는 동안 목소리가 떨렸다. 과거를 회상하는 부분에서는 울먹이기도 했다.

그는 “평생 항상 앞만 보고 성취를 향해 달려왔고, 그것이 국가와 미래 세대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뿐이었다”며 “거기에 반하는 어떤 일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역사를 통해 과거보다 나아지는 미래를 만들어야 하고, 과거의 잘못된 실수가 미래에 다시 반복되는 실수는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래 계획과 관련해서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글로벌청년사업가(GYBM) 양성 사업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김 전 회장은 “마지막 봉사라 여기고 GYBM 교육으로 청년들을 도와주려고 한다”며 “우리가 키운 젊은이들은 대우의 정신을 계승해 나갈 후배라 생각하고 많이 성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포럼에 앞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화록 출판기념 간담회에서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우그룹 해체를 주도했던 이헌재 전 금융감독위원장과 강봉균 전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에게 지나친 구조조정 추진과 국부 유출 등에 대한 답변을 요청했다.

강 전 수석은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당시 구조조정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면 지난 15년 동안 과연 아무런 이야기가 없었겠느냐”며 “부채비율 규제 등은 모두 국제적인 스탠더드를 따라 진행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이를 통해 오히려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개선돼 심각한 유동성 문제를 겪지 않았고 2008년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 등에도 잘 버틸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세형 turtle@donga.com·임우선 기자
#대우#김우중#대우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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