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속 남성 1명뿐… 음란행위 장면 확인”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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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화면속 인물 김수창 잠정결론
金 “자리뜬 남성 소행” 주장과 배치… 경찰 “金 체포당시 베이비로션 소지”
여성 따라가는 듯한 다른 동영상도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의 음란행위 의혹을 수사 중인 제주지방경찰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낸 폐쇄회로(CC)TV 영상에 남성 1명만 등장한다고 19일 밝혔다. 김 전 지검장의 “내가 사건 현장에 도착하기 직전 한 남성이 있다가 자리를 떴다”는 주장과는 상반된 내용이다.

경찰은 국과수에 분석을 의뢰한 CCTV 화면에서 음란행위가 구체적으로 확인된다고 밝혔다. 화면 속 남성은 한 손으로 휴대전화를 들고 배회하는 장면이 있으며 바지 지퍼가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음란행위라고 할 만한 장면이 분명히 있으며 영상이 선명하다”고 밝혔다.

경찰은 CCTV 화면 속 인물이 김 전 지검장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국과수에 의뢰한 영상은 기술적인 작업을 거쳐서 얼굴을 확인해 달라는 것이다. 신원 확인 차원이지 음란행위 여부를 판단해 달라는 것은 아니다. 며칠 내로 신원이 확인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국과수 조사관들은 제주에 내려와 CCTV 화면 속 현장과 김 전 지검장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동선을 조사했다.

경찰은 또 김 전 지검장을 현행범으로 체포해 경찰서로 연행할 당시 바지 주머니 안에 길이 15cm ‘베이비로션’이 있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를 촬영한 뒤 돌려줬다. 경찰 관계자는 “국과수 분석 결과를 통보받은 뒤 김 전 지검장을 소환할지, 바로 수사 결과를 검찰에 넘길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아일보와 채널A가 확인한 또 다른 CCTV 영상에는 사건 당일인 12일 오후 10시 10분경 사건 현장에서 100∼200m 떨어진 건물 1층에서 흰색 바지와 녹색 티셔츠를 입은 김 전 지검장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손목시계를 손에 들고 상가 건물 안으로 들어서는 여성 2명을 따라가는 듯한 장면이 포착됐다. 화면 영상이 또렷해서 얼굴이 선명했다.

한편 김 전 지검장은 19일 오후 제주에 내려와 관사에서 1시간가량 머물며 짐을 정리한 뒤 변호사를 만나 법적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그는 음란행위로 비칠 수도 있는 행동이 있었다는 점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오해가 많아 억울하다”는 심경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지검장 변호를 맡기로 한 A 변호사는 “우선 경찰 조사 결과를 지켜보겠다. 지검장이라는 직위 때문에 사건이 확대된 것 같다. 김 전 지검장이 추후에 경찰 조사를 다시 받을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김수창#김수창 음란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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