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S 이코노미스트, ‘중국 비하 발언’ 물의…中 금융사와 거래정지 위기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17일 00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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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투자은행 UBS의 글로벌 자산부문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폴 도너번(47)이 ‘중국 비하 발언’으로 업무에서 배제됐다고 14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이 보도했다. UBS도 주요 고객인 중국 금융회사들과의 거래정지 위기에 처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UBS를 대표하는 이코노미스트인 도너번은 12일 보고서및 음성 해설에서 최근 중국 소비자 물가 상승의 원인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을 꼽았다. 투자자들에게 이를 염려하지 말라고 강조하던 그는 “당신이 만약 ‘중국 돼지(Chinese pig)’거나 중국에서 돼지고기 먹는 일을 즐긴다면 중요한 일이겠지만 중국 이외의 나라에서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의 말은 곧 중국 언론 및 소셜미디어 등으로 퍼졌다. ‘중국인을 중국 돼지로 비하했다’는 항의도 빗발쳤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혐오스럽고 인종차별적인 언어를 썼다”고 비판했다. UBS는 13일 해당 내용을 삭제하고 “이번 발언에 대해 깊이 사과한다”고 밝혔다. 도노번 이코노미스트 본인도 “문화적으로 부적절한 단어를 쓴 것은 내 실수다. 악의는 없었다”며 사과했다.

UBS의 주요 고객인 중국인 투자자들은 사과에도 분노를 가라앉히지 못했다. 14일 중국 3위 증권사 하이퉁국제증권의 린용 최고경영자(CEO)는 사내 이메일과 자신의 위챗 계정에 “하이퉁국제증권 글로벌 사업부는 UBS와의 모든 협력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홍콩 내 124개 중국계 금융회사를 회원사로 둔 홍콩중국계증권업협회(HKCSA)도 ‘UBS 보이콧’을 선언했다. 블룸버그는 “1990년 대 초 인턴으로 투자은행계에 입문해 거대 금융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까지 오른 그의 경력이 한순간 물거품이 됐다”고 전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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