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정 “의정부 일가족 사망, 주저흔·방어흔 有 비산흔 無…살인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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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5월 22일 08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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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의정부 일가족 사망 사건에 대해 "왜 아들만 남겨뒀을까"라고 반문하며 "설명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2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주저흔, 방어흔 등은 부검으로 식별할 수 있다고 밝히며 "어머니는 전혀 반항을 하지 않았다"라고 했다. 아버지 A 씨는 자해할 때 망설이면서 생기는 상처인 주저흔이 확인됐고, A 씨의 딸 손등에서는 누군가의 공격을 막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방어흔이 약하게 나왔다. A 씨 아내의 시신에서는 이러한 상처가 보이지 않았다.

이 교수는 "아들의 진술이 셋이서 저녁시간대에 아마 뭔가를 의논하면서 껴안고 울었던 소리를 자기가 들었다 이렇게 이야기한 대목이 있다. 딸 방에서 3명이 꽤 오랜 시간 동안 지체를 했던 것 같다. 그런 와중에 새벽 4시까지는 생존했던 걸로 추정된다. 숙제를 하고 있던 아들이 아들 방에 아버지가 새벽 4시경에 들어와서 '내일 학교 가라'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고 돌아갔던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했다.

이어 "그때까지는 생존했다고 봐야 되는데, 그 이후에 이 3명이 어떤 일이 벌어진 건데 그 부분을 아들은 모른다. 자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데 아마 추정컨대 침대 위에서 고스란히 누워가지고 아버지에 의해서 상해가 일어난 것 같다. 보통 보면 서서 몸싸움을 하거나 움직이거나 하면 혈흔이 사방으로 튀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방에 그 비산흔이 없다는 거다"라고 했다. 비산흔이란 몸에 상처가 발생하면 혈액이 튀어 특정 방향으로 흩뿌려진 흔적을 뜻한다.

그러면서 "그렇기 때문에 누워 있는 상태로 공격을 당했다 이렇게 보는 게 맞을 거다. 아내 같은 경우에는 전혀 반항하지 않은 걸 보면 아마 수면 중이었든지 잠깐 잠이 들었든지 이런 와중에 공격을 당해 전혀 방어 흔적이 남아 있지 않다. 딸은 목에만 흔적이 남아 있는 게 아니라 배에도 흔적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여 한 번만에 상황이 전개된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결국엔 아버지가 제일 나중에 목을 스스로 공격했는데 문제는 쉽지 않아서 주저흔이 남은 것 같다"라고 했다.

이 교수는 "보통 모든 가족을 살해 후에 본인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네는 고통이 적은 방식을 선택한다. 탄을 쓴다거나 수면제를 쓴다. 이 사람 같은 경우에는 고통이 아주 심했을 거다"라고 했다.

유서나 메모가 남겨지지 않은 것에 대해 이 교수는 "아직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 결과가 안 나왔기 때문에 정확하게 열 여덟 살짜리 딸까지 데리고 그런 선택을 했는지, 아들은 왜 남겨뒀는지 증거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았다. 설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의정부 일가족 사망 사건을 "살인"으로 규정하며 "(부모로 인한 어려움에 자식을 함께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은) 잘못된 사고방식이다. 이거는 살인죄가 적용될 만큼 심각한 범죄다. 생명권을 선택할 권한은 부모에게 없다"라고 지적했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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