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모벤져스’를 멈추랴… 7번째 코트 정복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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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스 4승1패 챔프전 승리
이대성 생애 첫 최우수선수 영예… “맘껏 플레이할 권리 얻어 신나”
유재학 감독-양동근 6번째 반지… 돌풍의 전자랜드 “더 강해지겠다”

현대모비스 선수들이 21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전자랜드와의 2018∼2019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92-84로 승리한 뒤 우승 세리머니를 펼치며 기뻐하고 있다. KBL 역대 최다인 팀 7회 우승 위업을 달성한 유재학 감독이 농구 골대 그물을 자르고 있다(작은 사진). 울산=뉴시스
현대모비스 선수들이 21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전자랜드와의 2018∼2019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92-84로 승리한 뒤 우승 세리머니를 펼치며 기뻐하고 있다. KBL 역대 최다인 팀 7회 우승 위업을 달성한 유재학 감독이 농구 골대 그물을 자르고 있다(작은 사진). 울산=뉴시스
21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모비스와 전자랜드의 2018∼2019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선승제) 5차전. 경기 종료 1분 21초를 남겨두고 현대모비스 라건아의 패스를 받은 문태종이 던진 3점슛이 큰 포물선을 그린 뒤 림을 통과했다. 현대모비스의 8점 차 리드. 전자랜드 벤치에서 작전 시간을 요청하자 승리를 확신한 유재학 감독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현대모비스가 프로농구 역대 최다 우승 기록을 새로 쓰는 순간이었다.

현대모비스가 전자랜드를 92-84로 꺾고 4승 1패로 7번째 챔프전 정상에 올랐다. 이날 3점슛 2개를 포함해 12점 5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공수 양면에서 활약한 현대모비스 이대성은 기자단 투표 80표 중 37표를 얻어 생애 첫 챔프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정규리그 국내 득점 3위(14.1점)로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지만 시상식 무관에 그쳤던 이대성은 챔프전에서 훌쩍 성장한 모습으로 MVP의 영광을 안았다. 자신의 통산 세 번째 챔피언결정전에서 평균 16.2점의 물오른 공격력과 패기 넘치는 수비로 우승의 주역이 된 이대성은 이날 유 감독이 약속한 ‘자유이용권’까지 손에 넣었다.

브리검영대에서 미국 농구를 경험한 이대성은 화려하고 창의적인 플레이에 목마른 선수다. ‘팀 농구’를 강조해온 유 감독은 그동안 이대성에게 개성보다는 팀플레이를 강조했지만 챔프전을 앞두고 “팀이 우승한다면 마음껏 플레이할 수 있도록 자유이용권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이대성은 “(자유이용권이) MVP가 된 것보다 훨씬 좋다. 무엇보다 감독님이 나를 더 믿어 주신다는 게 좋다. 다음 시즌 더 신나게, 재미있게 농구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이날 승리로 6번째 챔프전 우승 반지를 손에 넣은 양동근은 추승균 전 KCC 감독(5회)을 제치고 KBL 역사상 가장 많은 우승을 차지한 선수가 됐다. 챔프전에서 양동근은 결정적 순간마다 클러치 득점으로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1차전 종료 6초를 남기고 던진 결승 3점포와 4차전 막판 추격의 3점포가 없었다면 현대모비스의 98-95, 92-91 신승도 불가능했다. 13년째 ‘모비스 맨’으로 뛰며 이날 경기까지 챔피언결정전만 37경기를 펼친 양동근은 몸을 아끼지 않는 헌신적인 플레이로 후배 선수들의 귀감이 됐다.

2004년 부임해 2013∼2015년 3년 연속 우승으로 ‘모비스 왕조’를 이끈 유 감독은 개인 통산 여섯 번째 챔프전을 제패하며 자신이 보유한 최다 우승 기록을 새로 썼다. 정규리그 우승 당시 “시즌 시작부터 통합 우승이 목표였다. 이제 목표의 50%를 이뤘을 뿐”이라며 헹가래를 생략했던 유 감독은 이날 헹가래를 받으며 활짝 웃었다. 유 감독은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는데 이겨내 준 선수들에게 고맙다.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이번 시즌이 유난히 힘들었다. 오늘은 편히 쉬고 싶다”며 웃었다.

전자랜드는 이번 시즌 정규리그 2위로 돌풍을 일으키며 창단 후 처음으로 챔프전에 나섰지만 1승으로 만족해야 했다. 가드 박찬희와 김낙현의 속도감 있는 경기 운영을 중심으로 강상재, 정효근, 이대헌 등 장신 포워드진이 뭉친 전자랜드는 특유의 ‘달리는 농구’를 펼쳤지만 현대모비스의 벽을 넘기엔 역부족이었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가지고 있는 기량을 최대한 발휘하려고 노력했다. 강팀이 되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다음 시즌 좀 더 성장한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첫 챔프전 소감을 밝혔다.

울산=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현대모비스#이대성#유재학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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