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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대 인공심장으로 말기 심부전 환자에 ‘희망 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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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대 인공심장으로 말기 심부전 환자에 ‘희망 이식’

조건희 기자 입력 2019-04-03 03:00수정 2019-04-03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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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 /심부전·심장이식센터
국내 최다 심장이식 수술 노하우 바탕 인공심장 이식에서도 성공 이어가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 심부전·심장이식센터의 심장내과와 흉부외과 교수들이 말기 심부전 환자에게 심실보조장치(인공심장)를 이식하기 위해 함께 모여 다학제 진료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김민석, 김재중, 이상언, 흉부외과 정성호, 정철현 교수. 서울아산병원 제공

서울 은평구에 사는 김모 씨(67)는 2017년 겨울부터 기침과 가래가 심해지면서 호흡곤란 증상이 시작됐다. 지난해 1월엔 급기야 급성 심근경색으로 증세가 악화돼 심정지까지 발생했다. 서울아산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는 김 씨가 완치되려면 심장을 이식받아야 한다. 하지만 심장을 기증해줄 뇌사자가 당장 나타나길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상황이었다.


심부전 환자의 희망, 3세대 인공심장 이식

심부전증은 심장의 펌프 기능이 떨어져 전신에 혈액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는 질환이다. 협심증이나 심근경색과 같은 허혈성 심장질환과 고혈압, 심장판막질환 등이 주요 원인이다.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호흡곤란이다. 처음엔 움직일 때에만 숨이 차지만 병이 악화되면 가만히 쉬고 있어도 호흡이 곤란해진다. 여기에 온몸이 늘어지는 전신무력감과 식욕감퇴, 피곤, 부종 등의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


궁극적인 치료는 심장 이식이지만 이른 시일 내에 뇌사 기증자를 만나기는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심장 이식 수술을 받기 전까지 심부전증을 제대로 관리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 심부전·심장이식센터는 오랜 치료 경험과 노하우로 국내에서 가장 많은 심부전 환자들을 치료하고 심장 이식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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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은 김 씨를 치료하기 위해 심실보조장치(인공심장)를 이식하기로 했다. 인공심장은 심장 기능이 약해져 혈액을 온몸에 원활하게 공급할 수 없는 심부전 환자에게 쓰인다. 좌심실에 펌프를 이식해 대동맥을 통해 전신으로 혈액을 보내주기 때문에 정확히는 ‘좌심실 보조 장치’다. 심장의 끝 부분인 심첨부에 연결되는 유입부와 펌프, 유출부로 구성돼 있다.

김 씨가 이식 받은 것은 예전 모델의 단점을 보완한 3세대 인공심장이다. 최근 개발된 3세대 인공심장은 기존 것보다 내구성이 강하고 혈전(혈관 속 피가 굳은 덩어리)이 생기는 것을 막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사용방법도 간편하다. 이식 수술을 마친 김 씨는 심부전 상태가 안정돼 일상생활을 이어갈 수 있게 됐고, 올해 초 한 뇌사자로부터 심장을 이식받을 수 있게 됐다. 김 씨는 현재 건강을 회복 중이다.


국내 첫 심장 이식 수술 700회 달성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은 1992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심장 이식 수술에 성공하며 말기 심부전 치료 분야를 선도해왔다. 2001년엔 국내 최연소 환자 심장 이식 수술에 성공했고, 지금까지 700회 이상의 심장 이식을 시행했다. 국내 전체 심장 이식 건수가 1500회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국내 심장 이식의 절반 정도가 서울아산병원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은 그동안 쌓아온 치료경험을 통해 심부전 질환의 진단 및 약물치료뿐 아니라 심부전 환자와 보호자를 대상으로 심부전 통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약물을 쓰지 않는 치료로는 제세동기(ICD)와 심장재동기화 장치(CRT) 등이 쓰인다. 수술적 치료로는 인공심장 및 심장 이식과 체외막순환장치(ECMO·에크모) 치료 등이 있다. 심장내과와 흉부외과가 최상의 의료 서비스를 위해 긴밀하게 협진을 한다.

지난해 9월 심장 이식 수술 700회 달성은 2016년 9월 600회 돌파 이후 불과 2년 만에 이뤄졌다. 이식 후 생존율도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풍부한 수술 경험과 심장이식 후 치료 노하우, 수술 전·후 환자 교육 등 철저한 이식환자 관리가 이식 후 생존율을 높이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병원 측은 밝혔다.

김재중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서울아산병원 심장이식 환자의 1년, 5년, 10년 생존율은 각각 95%, 86%, 76%로 국제심폐이식학회의 81%(1년), 69%(5년), 52%(10년)를 크게 앞서 아시아를 넘어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며 “이 기록은 세계 최고의 심장이식 기관으로 손꼽히는 스탠퍼드 대학이나 텍사스 대학과 동일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기증자 부족 해결 위해 인공심장 이식

심장은 단 하나뿐인 장기인 데다 수술은 뇌사자 기증으로만 이루어지기 때문에 심장 이식 대기자는 무한정 기다릴 수밖에 없다.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관리센터에 따르면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연평균 뇌사 심장 이식 수술은 156건에 불과해 심장 이식 대기자(지난해 3월 기준 586명)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2017년 한 해만 따지면 심장 이식 대기자는 559명인 데 반해 심장 이식 수술은 184건에 그쳤다. 대기자의 3분의 1만이 이식 수술을 받을 수 있었던 셈이다. 이식대기 등록부터 이식까지 평균 234일이 걸렸다.

서울아산병원의 심장 이식 수술 후 1년 평균 생존율은 95%에 달하지만, 높은 수술 성공률에도 불구하고 기증자가 많지 않은 데다 기증된 심장의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등 여러 문제를 안고 있다. 이 때문에 말기 심부전 환자들은 오랜 기간 입원 치료와 퇴원을 반복하며 기증자를 기다려야 한다.

반면 인공심장을 이식하면 집에서 일상생활을 하면서 심장 기증자가 나타나기를 기다릴 수 있다. 중증 심부전으로 손상된 다른 장기의 기능이 개선되고, 중증 상태에서 대기하면서 사망하는 경우가 줄어드는 등 심장 이식을 위한 가교 역할을 하는 셈이다. 또한 심장을 이식받을 수 없는 말기 심부전 환자들에게 영구 이식 혹은 회복을 위한 장치로써 적용할 수도 있어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치료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 심부전·심장이식센터는 지난 27년간 심부전 환자들의 치료경험과 심장 이식 수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인공심장 이식에서도 성공적인 치료 결과를 보이고 있다. 인공심장은 뇌사자로부터 심장을 이식받기 어려워 약물 치료만으로 연명하던 말기 심부전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다.

정성호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 심부전·심장이식센터장(흉부외과 교수)은 “약물이나 다른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말기 심부전 환자들은 심장 이식이나 인공심장이 필요한데, 이러한 치료방법을 적절한 시기에 결정하고 수술 전 환자 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심부전 환자의 치료 경험이 많은 센터를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공심장 이식 전문팀, 환자에게 새 희망

1992년 국내 최초로 뇌사자 심장이식을 성공시키며 말기 심부전 치료 분야를 선도해온 서울아산병원은 전문 의료진과 최고의 중환자 치료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데다 그동안 쌓아온 치료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인공심장 이식 분야도 성공적으로 정착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에크모전담팀은 에크모 전담의와 중환자실 간호사, 심폐기팀으로 구성돼 있어 국내 최고 수준의 팀워크를 통해 심부전 환자의 치료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전국 어느 곳이든 에크모를 적용하고 있는 환자들을 위해 전문 인력이 항상 대기하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심장 이식이나 인공심장 이식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최적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인공심장 전문병동에서는 환자의 수술 전·후 건강을 집중 관리한다. 인공심장 전담의와 전담 간호사, 심장재활팀, 영양팀, 약제팀으로 구성된 다학제 팀이 통합적인 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특히 인공심장 전담 간호사는 인공심장을 이식받은 환자와 일대일 맞춤 교육을 시행하고 재활 치료에 함께 참여하면서 퇴원 후 일상생활이 가능하도록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환자를 교육한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 심부전·심장이식센터에서 최근까지 시행한 인공심장 이식 수술은 총 12건이다. 이 중 환자 5명이 인공심장 이식 후 건강하게 일상생활을 하다가 뇌사자로부터 심장을 이식받았다. 지난해 9월부터는 말기 심부전 환자의 인공심장 이식에 건강보험까지 적용되기 때문에 점점 더 많은 환자들이 수술 상담을 받고 있다.

정철현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장(흉부외과 교수)은 “말기 심부전 환자들은 뇌사자로부터 이식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어 대부분 약물 치료로만 연명하다가 사망하게 된다”며 “이런 상황에서 심실을 보조해 심장의 기능을 살리는 3세대 인공심장이 최근 심부전 환자들의 새로운 치료방법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또 “인공심장을 이식할 경우 일상생활이 가능하고 삶의 질도 향상되며, 외국의 경우 평균 생존 기간이 10년에 이르러 중증 심부전 환자들에게 유용한 치료법으로 꼽힌다”며 “지난 27년간 뇌사자 심장이식을 통해 오랜 치료 노하우를 쌓아온 서울아산병원이 전문적인 중환자 치료 시스템과 수술기법을 통해 인공심장 이식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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