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에 옮긴 한국사회 민낯… ‘돈’ ‘우상’ ‘악질경찰’ 비수기 3파전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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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브로커의 흥망을 다룬 영화 ‘돈’. 쇼박스 제공
주식 브로커의 흥망을 다룬 영화 ‘돈’. 쇼박스 제공
마블을 피하려다 극장가 비수기인 3월에 한국 영화 3파전이 벌어졌다. 지난해 4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개봉 한 달 앞뒤로 한국 영화가 눈에 띄게 적었던 때와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어쨌거나, 6일 개봉해 500만 명 관객을 돌파한 ‘캡틴 마블’의 흥행세가 꺾이고 ‘어벤져스: 엔드 게임’이 개봉하는 4월 말까지 이들에겐 한 달가량 빠듯한 시간만 남은 셈이다.

20일 개봉한 ‘돈’과 ‘우상’, ‘악질경찰’은 모두 한국 사회 부패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일단 출발은 여의도 증권가의 실상을 가볍게 풀어낸 ‘돈’이 좋다. 주식 브로커 일현(류준열)은 실적 부진에 시달리다 작전 설계자 번호표(유지태)를 만나면서 주가조작에 가담한다. 어수룩한 청년이 부자가 되겠다는 삐뚤어진 야망으로 질주하는 과정이 대리만족을 준다.

어렵거나 민감한 소재를 다룬 ‘우상’과 ‘악질경찰’은 다소 고전하는 모양새. ‘우상’에서 도의원 구명회(한석규)는 교통사고를 내고 이를 은폐한 아들 때문에 정치 인생의 위기를 맞게 된다. 아들이 차로 들이받은 이는 유중식(설경구)의 지체장애인 아들. 그가 죽고 현장에 있던 유중식의 며느리 최련화(천우희)가 실종되면서 사건은 미궁 속으로 빠진다. 각자의 ‘우상’을 맹목적으로 좇는 세 인물의 암투를 다뤘지만 “불친절하다”는 평이 많다.

‘악질경찰’은 수사기관 부패의 총집합이다. 경찰이 돈을 받고 마약사범 뒤를 봐주거나, 돈이 필요해 범죄도 저지른다. 부패한 경찰 조필호(이선균)가 사회의 부조리를 깨닫고 반성하는 기존 범죄물 클리셰에 세월호 참사로 친구를 잃고 방황하는 소녀 장미나(전소니)의 서사를 끌어들였다.

3편 모두 총제작비 80억∼90억 원대로 200만∼260만 명가량의 손익 분기점을 넘기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돈#우상#악질경찰#마블#한국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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