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서 잠만 자니? 난, 수영-파티 즐기고 힙합 콘서트도 봐!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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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세대 사로잡은 호텔

L7홍대 22층 최상층에 위치한 루프톱 풀에서는 풀 파티와 공연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롯데호텔 제공
L7홍대 22층 최상층에 위치한 루프톱 풀에서는 풀 파티와 공연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롯데호텔 제공
서울에 사는 직장인 김모 씨(27)는 요즘 호텔에서 열리는 파티나 콘서트에 가는 재미에 푹 빠졌다. 가끔 주말에는 마음 맞는 친구들과 호텔 패키지를 이용해 호텔 바나 수영장에서 여유를 즐긴다. 김 씨는 “주 52시간 근로제 도입으로 퇴근 후 여가시간이 늘어 시내 특급호텔을 이전보다 자주 이용하게 됐다”며 “멀리 가지 않아도 시내 좋은 호텔에서 수영하고 밤에 와인 한잔 하다보면 여행 온 기분도 나고 스트레스도 풀린다”고 말했다.

도심 내 호텔에서 파티를 즐기고, 호텔에 투숙하면서 호텔의 바나 수영장을 이용하는 호캉스(호텔+바캉스)족 밀레니얼 세대가 증가하고 있다.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 사이에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는 국내 전체 인구의 약 21%를 차지한다. 최근 호텔업계는 이 세대를 주 고객층으로 보고 이들을 겨냥한 프로모션을 늘리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호텔 그룹인 롯데호텔앤리조트가 운영하는 시그니엘서울과 L7호텔은 밀레니얼 세대에게 ‘데스티네이션 호텔(여정의 일부로서 이용하는 것이 아닌 호텔 자체를 목적지로 이용하는 호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호텔·레스토랑 예약 앱 데일리호텔이 ‘워너비 호텔’을 주제로 이벤트에 응모한 1만5000여 명의 답변을 분석한 결과, ‘2030세대가 뽑은 워너비 특급호텔 1위’에 시그니엘서울이 선정됐다.

L7홍대 ‘블루 루프 라운지’는 뮤직 콘서트, 파티 등 다양한 문화 행사가 열리는 곳이다. 롯데호텔 제공
L7홍대 ‘블루 루프 라운지’는 뮤직 콘서트, 파티 등 다양한 문화 행사가 열리는 곳이다. 롯데호텔 제공

시그니엘서울은 파티를 즐기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시그니엘서울은 지난해 3월 76층 전체를 파티장으로 변신시켜 개관 1주년 기념 ‘어반 스카이 파티’를 열었다. 패션쇼, 드럼 공연, 룰렛 이벤트 등 다채로운 행사로 분위기를 띄웠던 이 파티에는 1000여 명이 참석했다. 지난해 9월에는 79층 델리숍 페이스트리 살롱에서 ‘스위트&버블 파티’가 진행됐다. 이날 참석자들은 디저트, 스파클링 와인, 칵테일 등을 무제한으로 이용하면서 프랑스 출신 파티시에 막심 마니에즈의 디저트 시연 행사, DJ 퍼포먼스 등을 즐겼다. 티켓 판매 당일에 모두 매진될 정도로 호응을 얻었다.

서울 강남, 홍대, 명동에 있는 L7호텔도 파티, 힙합 콘서트, 음악 감상회, 신규 앨범 발표회 등 다양한 이벤트가 열려 ‘문화 스테이션’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L7호텔은 롯데호텔의 ‘실렉트 브랜드(Select Brand)’다. 기존 특급호텔들의 세컨드 브랜드로 차별화된 개성과 합리적 가격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3월 L7홍대에서는 로꼬, 다이나믹 듀오, 걸스데이 민아, 정기고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하이어뮤직 프로듀서 우기의 음악 감상회가 열렸다. 지난해 8월에는 션, 타이거JK, 윤미래, 필굿밴드 등이 무대에 선 뮤직 콘서트 ‘집콘(ZIPCON)’이 진행됐다. 천장의 그물 모양 아트워크가 인상적인 L7호텔의 블루 루프 라운지가 이날 하루 단란한 소극장 분위기로 연출돼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지난해 12월에는 복고를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뉴트로 카운트다운 파티’가 열렸다.

자신이 맛있게 먹은 음식을 사진으로 찍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는 것을 즐기는 밀레니얼 세대들도 호텔을 즐겨 찾는다.

시그니엘서울 79층 더 라운지에서 파는 애프터눈 티 세트 ‘르 구떼 시그니엘’은 2인 기준 15만 원의 가격에도 여성 고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롯데호텔 제공
시그니엘서울 79층 더 라운지에서 파는 애프터눈 티 세트 ‘르 구떼 시그니엘’은 2인 기준 15만 원의 가격에도 여성 고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롯데호텔 제공
시그니엘서울 79층 더 라운지는 오후 3∼4시 애프터눈 티 세트 ‘르 구떼 시그니엘’을 먹으러 온 이들로 가득하다. 미슐랭 3스타 셰프인 야니크 알레노가 개발한 이 메뉴는 15만 원(2인 기준·세금 및 봉사료 포함)의 가격에도 찾는 이들이 많아 작년 1년간 2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고급스러운 금색 스탠드에 예쁜 디저트들이 보석처럼 진열돼 있어 여성 고객들이 특히 좋아한다.

L7명동 21층에 위치한 루프톱 바 ‘플로팅’은 남산 및 명동 도심 전경과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랑하는 야경 명소로 꼽힌다. 잔당 2만∼3만 원대 칵테일을 마시면서 사방이 탁 트인 야외 테라스에서 남산타워를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으려는 밀레니얼 세대 고객이 많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시그니엘서울과 L7호텔은 서로 다른 색깔을 내면서 톡톡 튀는 문화 활동, 인기 브랜드와의 컬래버레이션 등을 적극 선보여 밀레니얼 세대의 ‘데스티네이션 호텔’로 굳건히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롯데호텔#밀레니얼 세대#데스티네이션 호텔#시그니엘서울#l7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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