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전설’ 이치로 은퇴 아쉬워하는 日…타협 없는 도전, 45세에 종막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22일 16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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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 이치로. 사진 AP 뉴시스
스즈키 이치로. 사진 AP 뉴시스
‘이치로의 전설은 영원할 것’, ‘타협 없는 도전, 45세에 종막(終幕)’….

일본 야구의 전설 스즈키 이치로(鈴木一朗·시애틀 매리너스)의 은퇴에 일본 열도가 아쉬워하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22일 신문 1면 기사로 이 소식을 보도하며 관심을 보였다.

이치로는 일본 프로야구를 거쳐 2001년 미국 시애틀 매리너스에 입단하며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미국 진출 첫해인 2001년 신인상과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를 휩쓴 그는 2001~2010년에 10년 연속 3할 타율 및 200안타 이상을 기록하며 전성기를 보냈다. ‘일본 선수는 미국에서 통하지 않는다’는 선입견을 깬 인물로 평가된다.

스즈키 이치로. 사진 AP 뉴시스
스즈키 이치로. 사진 AP 뉴시스
하지만 그도 나이를 속이지는 못했다. 1973년생인 그는 메이저리그 야수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다. 지난해 타율이 0.205(44타수 9안타)로 부진하자 5월 배트를 내려놓고 구단의 특별보좌역을 맡았다. 은퇴 예상은 그때부터 이어졌다.

그는 20, 21일 시애틀 매리너스와 오클랜드 어슬레틱스가 일본 도쿄(東京)에서 벌인 메이저리그 2019 시즌 개막전에 깜짝 복귀했다. 20일 경기에 이치로가 등장하자 일본 관중들은 뜨겁게 환호했다. 여기저기서 ‘이치로 사랑해’라고 적은 플래카드도 보였다.

스즈키 이치로. 사진 제공 아사히신문
스즈키 이치로. 사진 제공 아사히신문
21일 경기장도 만석이었다. 하지만 경기 도중 관중들은 ‘이치로가 은퇴하겠다는 뜻을 소속 구단에 전했다’는 내용을 인터넷 속보로 접했다. 오후 11시경 경기가 끝났지만 관중들은 돌아가지 않고 ‘이치로’를 외쳤다. 약 20분 뒤 이치로가 그라운드에 등장했다. 관중들에게 손을 흔들며 그라운드를 천천히 한 바퀴 돌았다. 그게 팬들과의 마지막 인사였다.

팬과의 인사를 마치고 오후 11시55분경 이치로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오늘 게임을 끝으로 현역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은퇴한다. 최후에 이 유니폼을 입고 이날을 맞이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스즈키 이치로. 사진 AP 뉴시스
스즈키 이치로. 사진 AP 뉴시스
과거에 ‘50세까지 뛰겠다’고 말해왔던 것과 관련해 그는 “실행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 말을 하지 않았다면 여기까지 올 수 없었다”고 말했다. 향후 계획에 대한 질문에 “감독은 절대 무리다. 나는 인망(人望·세상 사람이 우러르고 따르는 덕망)이 없다”고 말했다.

스즈키 이치로. 사진 제공 아사히신문
스즈키 이치로. 사진 제공 아사히신문
이치로의 메이저리그(2001~2019년) 통산 성적은 2653경기, 타율 0.311, 안타 3089개다. 일본에서의 선수 생활(1992~2000년)까지 합친 28년 성적표는 3604경기, 타율 0.322, 안타 4367개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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