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랩, 금융-의료영역도 진출 ‘슈퍼앱’… 동남아 전체에 현대차 공급 늘릴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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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후이링 공동창업자 인터뷰

‘그랩’ 공동창업자 겸 최고운영책임자 탄후이링이 더욱 다양해지고 있는 그랩의 사업 영역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그랩’ 공동창업자 겸 최고운영책임자 탄후이링이 더욱 다양해지고 있는 그랩의 사업 영역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그랩이 ‘어디까지만 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최근 방한한 탄후이링 그랩 공동 창업자겸 최고운영책임자(COO)의 표정과 목소리엔 자신감이 넘쳤다. 2012년 설립된 그랩은 동남아시아의 ‘우버’로 불린다. 말레이시아에서 택시 호출 서비스인 ‘마이택시’로 시작해 동남아 8개국으로 서비스 지역을 넓혔고 차량 호출과 공유로 그동안 30억 회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했다.

20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그랩은 동남아를 찾는 한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안전한 차량 호출 서비스로 인지도가 높다. 캄보디아 미얀마 등 동남아 8개국에 진출한 우버 현지법인을 잇달아 인수한 그랩은 차량 공유 관련 서비스를 넘어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넓히고 있다. 탄은 “그랩을 ‘슈퍼앱’이라고 불러 달라”고 했다.

탄에 따르면 그랩은 지난해 9월부터 시작한 ‘H 시리즈’란 이름의 투자 유치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 각지에서 45억 달러(약 5조900억 원) 규모의 투자금을 모았다. 이달 초 일본의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는 그랩에 14억6000만 달러(액 1조6500억 원)를 신규 투자했다.

이런 자금력을 바탕으로 그랩은 배송과 금융, 의료 등의 영역에 이미 진출했거나 진출할 계획이다. 탄은 “그랩이 중국의 핑안굿닥터와 함께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처럼 다양한 기업에 동남아 시장에 대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3개 도시에서 시작한 음식 배달 서비스 그랩푸드는 현재 178개 도시로 확대됐고 인도네시아에서 두 번째로 큰 식품 배송 서비스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현대·기아자동차가 그랩에 2억7500만 달러(약 3110억 원)의 투자를 결정하기도 했다. 현대·기아차 입장에선 모빌리티 사업의 영역을 넓힌 것으로 싱가포르의 그랩 전기차 서비스에 현대차의 전기차 코나EV 200대가 올해 공급된다. 탄은 “코나EV의 승차감과 긴 주행거리 등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 그랩과 현대차는 전 동남아에 전기차를 공급하겠다는 공동 목표를 세우고 3개국에 추가 진출을 우선 타진하고 있다”고 했다.

그랩이 말레이시아에서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는 택시기사들의 반대와 규제가 많아 택시기사들을 주유소로 일일이 찾아다니며 만나 설득해야 했다. 카풀 서비스와 관련해 진통을 겪고 있는 한국에 대해 탄은 “장기간, 많은 노력이 들지만 새로운 서비스가 이해당사자들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를 설득하고 신뢰를 얻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싱가포르에서 택시 호출 서비스와 카풀 서비스를 통합한 ‘저스트그랩’을 예로 들었다. 서로 손해가 막심할 것으로 우려했지만 시간대에 따라 요금이 달라지는 방식을 활용해 타협했고 택시기사들은 30%가량 매출이 늘었다는 것이다. 탄은 “큰 변화가 있을 때는 여러 이해당사자의 요구를 이해하고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이를 납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그랩#탄후이링#차량호출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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