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모가 친어머니…고모집서 2만원 훔쳐 구속된 50대 친모로 밝혀져 석방

  • 뉴스1
  • 입력 2019년 3월 20일 11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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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사람 닮은 것에 주목한 검찰 DNA 감식으로 모자 관계 확인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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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어머니가 누구인지 모르고 살아왔던 50대 남성이 단돈 2만원을 훔쳐 구속됐다가 친모를 찾고 석방됐다.

의정부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박재현)는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송치된 A씨(53)를 공소권 없음으로 석방했다.

20일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중순께 의정부시내 B씨(82)의 집 자물쇠를 부수고 침입해 현금 2만원 가량을 훔친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 받은 검찰은 A씨가 피해자를 ‘친척 고모’라고 칭했다가 ‘엄마 같기도 한 사람’이라고 언급한 점에 주목했다. B씨는 A씨에 대해 ‘조카’라고 칭하면서 ‘하도 속을 썩여 처벌을 원한다’고 고소했다.

서로 간의 외모가 닮았다는 점에 주목한 검찰은 대검 DNA-화학분석과에 친자확인 감식을 요청했고, 이틀 만에 ‘친자가 맞다’는 회신을 받았다.

고모와 조카 관계라면 친고죄가 적용되지만, 부모와 자식 간에는 죄가 성립되지 않는다. 따라서 A씨의 특수절도 혐의는 형면제사유에 해당한다.

평생 어머니를 어머니라고 부르지 못한 A씨의 기구한 사연은 50여년 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젊은 시절 B씨는 결혼해서 A씨를 낳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혼하고 친정으로 돌아갔다.

B씨는 재혼하는 과정에서 친정으로 호적을 복원하지 않고 다른 친적의 딸인 것처럼 호적을 변경해 새로운 이름을 만들었다. 호적상 B씨는 이름이 2개다. 그 후로 B씨는 원래의 호적으로 복적하지 않아 호적상 A씨와 모자 관계가 아닌 채로 살았다.

그렇게 50여년 세월 동안 부모 자식의 연을 잊고 살다가 절도 피의자와 피해자로 수사기관에서 재회해 친자관계를 확인한 것.

검찰은 A씨의 정신건강이 좋지 않아 석방한 뒤 병원에 정신감정과 상담을 지원했으며, 호적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B씨에게는 행정적 도움을 줬다. 또 생활곤란 극복을 위해 이들 모자에게 경제적으로도 지원해줬다.

이들은 ‘남은 여생이라도 부모와 자식의 연을 귀하게 여겨 의지하면서 살아가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의정부=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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