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매파’ 美 볼턴, 돌연 방한 취소…한미일 3자 회동 무산

  • 뉴시스
  • 입력 2019년 2월 23일 12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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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의 방한이 돌연 취소됐다.

23일 한미 당국에 따르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번 주말 한국을 방문하기로 했던 볼턴 보좌관이 베네수엘라 유혈 충돌 사태로 인해 방한 일정을 취소했다.

개럿 마키스 백악관 NSC 대변인은 이날 볼턴 보좌관이 베네수엘라 사태에 집중하기 위해 방한 일정을 취소했으며, 워싱턴DC에 머물며 베네수엘라 문제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볼턴 보좌관은 이르면 이날 입국해 24~25일 부산에서 한국과 일본의 안보 수장들과 회동하고, 조만간 있을 북미 정상회담에서 다뤄질 의제를 공유하고 조율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베네수엘라에서 미국이 제공한 원조 물품 반입을 두고 군과 원주민 사이에 충돌이 발생해 2명이 숨지면서 갈등이 격화되자 사태 해결을 위해 방한 계획을 취소했다.

볼턴 보좌관은 워싱턴에 남아 베네수엘라 국면에 대한 대응 방안을 고민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오는 27~28일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베트남 하노이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동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키스 대변인도 볼턴의 방한 일정은 취소됐지만, 2차 북미 정상회담 자리에는 참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NN 방송은 지난 20일 볼턴 보좌관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번 주말 한국을 방문한다고 보도했다. 교도통신도 24일 부산에서 볼턴 보좌관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야치 쇼타로 일본 국가안보국장과 3자 회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당초 볼턴 보좌관의 갑작스러운 방한 소식이 알려지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9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상응조치로 남북 경협을 언급한 데 따라 이 부분에 대한 한·미 양국의 집중 논의가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최근 대북 협상 과정에서 비교적 침묵을 지켜온 ‘강경 매파’ 볼턴 보좌관이 북미정상회담을 코앞에 두고 갑자기 등장한 이유는 북미 정상회담 의제 가운데 남북관계와 연동된 사안들에 대해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해석됐다. 실질적 성과를 거둘 때까지 제재를 유지하겠다는 우회적인 대북 압박 메시지이자, 한국에 대해서도 제재 완화 및 남북 경협 문제에 있어 너무 앞서가지 말라는 신호를 주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었다.

볼턴 보좌관이 북미회담이 임박한 시점에 방한을 촉박하게 결정했다가 곧이어 돌연 취소하게 된 정확한 배경은 ‘베네수엘라 문제’ 외에는 알려지지 않았다. 결국 제재완화 조치와 관련해 일본 측까지 참여한 한미일 3자 간 직접 논의 자리는 무산됐다.

볼턴 보좌관 방한이 취소된 것과는 무관하게 한미 공조에는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한미 정상은 물론 외교당국 간에도다양한 채널을 통해 접촉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북핵 협상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북미회담이 열리는 베트남 하노이 현장에 직접 가 있는 상태다. 미국 측 북핵 협상 수석대표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정상회담 전까지 수시로 접촉할 것으로 보인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 15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양자회담을 갖고 2차 북미정상회담 관련 최근 진전 상황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공조 방안을 모색한 바 있다. 회담 뒤 폼페이오 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강경화 한국 외교장관과 함께 북한 비핵화와 한국·미국·일본의 3국간 관계 강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더욱이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직접 소통도 원활한 상황이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전화통화를 갖고 2차 북미회담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결과 공유와 후속 조치 등을 문 대통령과 긴밀히 상의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통화가 끝난 후 현지 기자들에게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과 오늘 아침 훌륭한 대화를 나눴다. 우리는 내주 여행(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분명하게 논의했다”면서 “문대통령과 나는 아마도 회담의 모든 측면들에 대해 논의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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