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오키나와] “16년 연속 150㎞” 최대성은 어떻게 다시 웃음을 찾았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2월 19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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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최대성이 지난 17일 일본 오키나와 구시카와구장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환하게 웃고 있다. 오키나와(일본)|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두산 베어스 최대성이 지난 17일 일본 오키나와 구시카와구장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환하게 웃고 있다. 오키나와(일본)|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16년 연속 시속 150㎞를 유지하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

두산 베어스 배영수(38)는 15일 일본 오키나와 구시카와구장에서 열린 지바 롯데 마린스와 연습경기에 등판해 최고구속 152㎞를 기록한 후배 최대성(34)에게 이 같이 말했다. 엄청난 구위를 지녔지만, 그 잠재력을 마음껏 뽐내지 못한 후배의 기를 살려주기 위한 한마디였다. 실제로 KBO리그 입단 첫해인 2004년부터 올해까지 단 한 번도 구속이 150㎞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으니 배영수의 말은 사실이다.

배영수뿐만 아니라 두산 동료들도 최대성이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길 바라는 눈치다. 그래서일까. 17일 끝난 일본 오키나와 1차 스프링캠프 기간 내내 최대성의 표정은 유독 밝았다. 확실히 한층 자신감이 붙은 모습이었다.

최대성의 구위는 모두가 인정한다. 한때 시속 160㎞에 가까운 최고구속을 기록했을 정도로 타고난 구위를 자랑한다. 그러나 늘 제구가 문제였다. 롯데 자이언츠 시절인 2012년 71경기에서 8승8패1세이브17홀드, 평균자책점 3.59를 기록했고, 2014년 41경기에서 2승2패1홀드, 평균자책점 2.58을 기록했다. 마냥 실패만 했던 것은 아니란 얘기다. 그러나 이후 팔꿈치 수술을 받아 2016~2017시즌 단 한 차례도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고, 2018시즌에도 8경기에서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11.70의 성적만 남겼다. 이 기간에 KT 위즈와 두산까지 두 차례나 유니폼을 갈아입어야 했다. 자신감도 하락했다.

동료들은 최대성이 걸어온 힘든 과정을 잘 알고 있다. 두산 선수들은 ‘위닝 멘탈리티’를 지녔다. 그러다 보니 그들의 응원 하나하나가 최대성에게는 피와 살이 된다. 두산 김원형 투수코치도 든든한 조력자다. “(최)대성이는 누가 봐도 좋은 공을 가진 투수다. 많은 생각을 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스트라이크만 던질 수 있도록 조언하고 있다”며 “대성이도 노력파다. 굉장히 많이 연구하는 선수고, 훈련 때도 성실하다. ‘좋은 생각’을 많이 하는 게 관건이다. 좋은 부분이 많은데, 좋지 않았던 한 가지에 사로잡히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최대성은 1차 캠프 마지막날인 17일까지 불펜피칭을 하며 컨디션을 조절했다. 훈련을 마치고 스포츠동아와 만난 최대성은 “생각했던 대로 잘 준비하고 있다”며 “슬라이더를 더 빠르고 날카롭게 던질 수 있도록 가다듬는 중인데, 아직 타이밍이 완벽하지 않아 꾸준히 던지면서 타이밍을 잡는 게 숙제다. 빠른 공과 포크볼, 슬라이더에 슬러브까지 연습하고 있다. 구종 다양화와 컨트롤 안정이 이번 캠프의 키워드다. 확실히 지난해보다는 과정이 좋다”고 밝혔다. 덧붙여 “150㎞를 던질 수 있는 것은 건강한 몸을 물려주신 부모님께 감사할 일”이라며 “빠른 공은 주무기일 수도 있지만, 독이 될 수도 있다. 올해는 적절히 구종을 잘 섞어가며 던질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외쳤다.

오키나와(일본)|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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