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자에게 받은 견적 2000만 원, 직영 공사하니 950만 원에 해결

  • 주간동아
  • 입력 2019년 2월 16일 18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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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엽의 부·가·인(부동산 가치 올리는 인테리어)


다음 3가지 가운데 어느 스타일이 가장 마음에 드는가.

프로방스 스타일 / 북유럽 스타일 / 인더스트리얼 스타일.

프로방스 스타일은 왠지 클래식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이 든다. 북유럽 스타일은 프로방스 스타일과 비슷해 보이지만 좀 더 빈티지한 느낌이 강하고 원색이 가구와 조화를 이룬다. 개인적으로는 인더스트리얼 스타일을 가장 좋아한다. 노출콘크리트로 된 벽과 천장, 부식 철판과 스테인리스 욕조, 세면기, 양변기까지 날것의 느낌이 좋다. 실거주를 목적으로 인테리어를 한다면 어떤 디자인이든 상관없다. 거주자만 만족하면 되기 때문이다.

내가 좋은 집보다 남이 싫어하지 않는 집 중요

하지만 본인 거주용이 아니라 임대용 인테리어를 한다면? 임차인이 누구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무작정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로 마감을 해놓는다면 그만큼 선택의 폭이 줄어들 수 있다. 임대용 인테리어의 핵심은 비용 절감인데, 남들이 싫어할지도 모르는 인테리어에 많은 돈을 쓸 필요가 없다.

인테리어 공사는 크게 셀프 공사, 도급(외주) 공사, 직영 공사 3가지 방법으로 분류된다. 각 공사는 저마다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효과적인 인테리어를 위해서는 3가지를 상황에 맞춰 적절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표 참조). 먼저 인테리어 공사 방식부터 알아보자.

1 잘하면 득, 못하면 실 ‘셀프 공사’

말 그대로 본인이 직접 하는 공사다. 요즘 셀프 시장이 엄청나게 커지고 있다. 외부 창호부터 배관설비 공사까지 스스로 하는 사람도 있다. 필자가 생각하는 셀프 공사의 핵심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비)를 높이는 것이다.

자신이 살지 않을 경우 인테리어를 하는 이유는 좀 더 높은 가격에 집을 매도하거나 임대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셀프 공사는 질이 많이 떨어질 수 있다. 일반인이 아무리 잘했다고 해도 20~30년 경력의 전문업자와는 수준이 다르다.

또 많이 힘들다. 혼자서 욕실 타일을 붙여보겠다고 부자재 및 장비를 구매해 난생처음 타일 공사를 하느라 낑낑거린다. 하지만 의욕만 앞설 뿐 공사 도중 다치거나 진척 없이 시간만 흘러가는 경우가 많다. 결국 업자가 와 내가 애써 붙여놓은 타일을 모두 철거하고 처음부터 다시 공사를 시작한다. 몸은 몸대로 상하고, 시간은 시간대로 지나가고, 돈은 돈대로 깨지는 경우다.

셀프 공사는 가격 대비 효과가 확실한 ‘가성비가 높은’ 공사를 해야 한다. 인테리어 공정 가운데 그런 효과를 확실히 낼 수 있는 공사는 몇 가지로 정해져 있다. 이 부분은 추후 ‘돈 되는 인테리어, 혼자서도 할 수 있다’에서 자세히 알아보겠다.

2 꼼꼼하게 챙기면 만족도 높은 ‘도급 공사’

인테리어 일체를 종합 시공업자에게 턴키(Turn key)로 의뢰해 진행하는 공사 방법이다. 인테리어 공사를 처음 진행하는 사람이 많이 선택한다. 디자인 설계부터 마감재 선정, 현장 감리까지 모든 일을 인테리어 업체가 일괄 처리하기 때문에 의뢰인으로선 정말 편하다. 무엇보다 공사 후 애프터서비스(AS)가 가능하다.

하지만 도급 공사가 항상 만족스럽게 진행되는 건 아니다. 공사가 잘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현장을 방문하면 협의했던 마감재가 아닌 다른 걸 붙여놓은 경우가 있고,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일정을 계속 연기하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 공사 업체가 망해 AS조차 받을 수 없는 일도 생길 수 있다. 이런 난감한 상황을 피하려면 공사 전 충분히 협의하고 꼼꼼히 견적서를 확인해야 한다.

도급 공사는 가격이 비싸다. 특히 인테리어를 처음 하는 사람은 공사비에 대한 정확한 지식이 없다 보니 몇 군데 업체에서 견적을 받아보고, 그중 가장 싼 업체와 계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어떤 기준에서 견적이 나왔는지 모르기 때문에 공사를 진행하면서 추가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도급 공사는 직영 공사를 베이스로 해야 좀 더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3 셀프·도급 장점 모은 ‘직영 공사’

공사를 시공업자에게 전적으로 의뢰하지 않고 자력으로 자재, 노무자, 배관설비 등을 조달해 공사하는 방법이다. 즉 본인이 직접 자재를 구매하고 작업자도 섭외한 뒤 공정 관리부터 현장 감리까지 다 하는 것이다. 물론 도급 공사와 비교해 어렵고 힘들다. 특히 인테리어를 단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사람이 시도하기에는 막막할 수 있다. 공사를 어디까지 해야 하는지, 견적은 어떻게 받는 건지, 작업자는 어떻게 구하는지, 현장은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등 막막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시간이 촉박한 경우라면 상황이 더욱 심각해진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단점을 모두 상쇄할 만한 직영 공사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공사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인터넷 블로그를 통해 무료로 인테리어 컨설팅을 해주는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이 있다. 이른바 ‘막퍼줘 프로젝트’인데, 이 프로젝트를 통해 많은 사람이 직영 공사의 혜택을 볼 수 있었다.

직영 공사로 1050만 원 아낀 예비부부

위 사진들은 막퍼줘 프로젝트를 통해 진행한 서울 마포구의 15년 된 전용면적 84m² 아파트다.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가 신청했는데 거실, 침실, 발코니 등 집 안 곳곳에 곰팡이가 피어 있고, PL창호와 몰딩, 걸레받이들이 요즘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 월넛 컬러로 마감돼 있었다. 주방가구는 리폼해 사용할 수 있었지만, 신혼집이라 부부는 이마저도 교체를 원했다.

문제는 돈이었다. 업체에서 받은 견적 금액은 2000만 원이 넘었는데, 본인들이 생각하는 예산은 1000만 원 안팎이었다. 필자는 현장을 꼼꼼히 살피고 공사 범위와 수준을 정했다. 특히 곰팡이는 시간이 지나면 또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말끔히 처리해야 했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밝으면서도 심플한 느낌을 원했기에 벽지, 마루, 타일, 가구뿐 아니라 눈에 가장 거슬리던 월넛 컬러의 창호까지도 모두 화이트톤으로 마감하고, 일부 마감재와 가구에 포인트를 줬다. 무엇보다 비용을 최대한 줄이고자 공정 대부분을 직영 공사로 진행하고, 일부는 셀프를 병행하면서 공사비를 950만 원으로 줄였다.

직영 공사는 확실히 비용을 절약하고 가성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하지만 그만큼 어렵고 힘든 것도 사실이다. 다음번엔 어떻게 하면 직영 공사를 잘 할 수 있는지 살펴보겠다.

INC그룹 대표 tough2415@naver.com

<이 기사는 주간동아 1176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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