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아대학교 수학과 휴학생 박준혁 씨(25)가 미국 그랜드캐니언(그랜드캐년) 여행 중 추락 사고를 당해 혼수상태에 빠진 가운데 국가에서 박 씨를 도와달라는 청와대 청원 댓글이 눈길을 모은다.
박 씨는 귀국을 하루 앞두고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 주에 있는 그랜드캐니언을 관광하다 발을 헛디뎌 수십 미터 절벽 아래로 떨어졌다.
늑골 골절상과 뇌출혈 등을 일으킨 박 씨는 그랜드캐니언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골절 부위 수술을 받았지만 아직까지 의식불명 상태다.
박 씨 가족들은 감당할 수 없는 10억원의 병원비, 2억원의 이송비와 관광회사와의 법적 공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관광회사와 박 씨 측은 가지 말라는 곳에 가서 혼자 가서 사진을 찍었는지 여부를 놓고 다투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1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대한민국의 청년을 조국으로 데려 올 수 있게 도와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박 씨 가족들이 현지로 급히 가서 지켜보고 있지만 몇 차례의 수술과 꾸준한 치료에도 뇌사상태에 있어 할 수 있는 게 없다"라며 "한국에 데려오고 싶지만 관광회사와의 법적 문제와 치료비 문제로 불가능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이 청년의 잘잘못을 떠나서 타국에서 당한 안타까운 사고로 인해 개인이 감당하고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을 넘었다"라며 "국민은 국가에 대해 국민의 의무를 다하고 국가는 단1명의 자국 국민일지라도 이를 보호하는 것이 국가의 의무라고 한다면 이 대한민국 국민의 일원인 박 씨가 고국으로 돌아올 수 있게 도와달라"라고 말했다. 이 청원은 24일 오전 8시 14분 기준 1만9328명이 동의했다.
23~24일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그랜드캐년 추락'이 오르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지만 동의 수는 크게 늘어나지 않고 있다. 전날 오후 1시 14분 기준 1만5425명이 동의했다.
하지만 해당 청원에서 눈길을 끄는 건 동의 댓글이다. 일반적인 청와대 청원 동의 댓글에는 "동의합니다" 문구가 많지만, 박 씨 청원에는 "반대합니다", "참으로 안 된 일이지만 반대합니다. 개인적인 여행 중 사고를 세금으로 돌아오게 해달라니" 등 청원에 반대하는 댓글도 상당하다. 하지만 이 댓글은 청원을 동의해야만 쓸 수 있다.
한편 외교부는 박 씨 사고와 관련해 22일 "로스앤젤레스 주재 총영사관은 사건을 인지한 직후 국내 가족들에게 사고 발생사실과 경위 등을 알리고 미국 입국에 필요한 행정절차를 안내하는 등 필요한 영사조력을 제공해오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애리조나주 영사협력원을 현지 병원에 파견해 우리 국민 사고 현황을 상세히 파악하고 가족을 위로했다"면서 "향후에도 필요한 영사 조력을 계속 제공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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