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함안 말이산 고분군서 별자리 새겨진 덮개돌 처음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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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2월 18일 10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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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수자리, 전갈자리 등 125개 별자리 새겨져
“아라가야인 천문사상 접근할 수 있는 중요자료”

경남 함안 말이산 고분군에서 궁수자리, 전갈자리 등 별자리가 새겨진 덮개돌이 최초로 발견됐다.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함안군과 함께 (재)동아세아문화재연구원이 조사 중인 함안 말이산 고분(사적 515호) 13호분에서 붉은 안료를 바른 구덩식 돌덧널무덤의 벽면과 125개의 성혈(星穴·별자리)이 새겨진 덮개돌이 확인됐다고 18일 밝혔다.

말이산 13호분은 말이산 주능선(길이 1.9㎞) 중앙지점의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하며 봉분 규모가 지름 40.1m, 높이가 7.5m에 달하는 아라가야 최대급 고분이다. 이번 조사는 일제강점기인 1918년 야쓰이 세이이쓰가 유물 수습 정도 조사한 이후 100년 만에 이뤄졌다.

돌덧널 내부의 네 개의 벽면 전체에 붉은 안료가 발려 있는데 벽면을 점토로 바르고 그 위에 붉은 안료로 칠한 것이다.

붉은 안료를 입힌 고분은 돌방무덤에서 주로 확인되며 가야지역에서는 돌방무덤인 송학동 1B-1호분(경남 고성군)에서 확인된 적이 있지만 시기적으로 앞서는 돌덧널무덤에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돌덧널은 길이 9.1m, 폭 2.1m, 높이 1.8m의 최대급 규모로 5세기 후반대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된다.

별자리는 돌덧널을 덮은 덮개돌 아랫면에 125개가 새겨져 있는데 크기와 깊이가 각각 다른 것으로 조사됐다. 서로 다른 별자리의 크기는 별의 밝기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 별자리가 새겨진 면을 주인공이 안치되는 돌덧널 중앙부에 배치한 것으로 볼 때 무덤 축조 당시 의도한 것으로 짐작된다.

별자리는 청동기 시대 암각화에서 주로 나타나는데 무덤에 별자리를 표현한 경우로는 고구려 고분벽화가 있다. 별자리가 표현된 위치를 보면 고분의 덮개돌 윗면에 표현한 경우가 드물게 있었으나 돌덧널 안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최초이며 가야무덤에서 발견된 사례 역시 처음이다.

연구원 측은 “옛 아라가야인들의 천문 사상에 접근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함안군 가야읍 가야리 아라가야 추정왕성지에서는 건물지 14동을 확인했다.

문화재청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소장 김삼기)는 지난 6월 최초로 확인한 아라가야 추정왕성지를 추가 발굴 조사한 결과 망루·창고·고상건물·수혈(구덩이)건물, 집수지 등 군사시설로 보이는 건물지가 다수 발견됐다고 밝혔다.

현재 확인된 건물지는 모두 14동으로 수혈건물지 12동과 고상건물지 2동이다. 중앙에 빈터를 중심으로 원형으로 분포하고 있어 왕성 내부의 공간배치에 대한 의도적인 기획이 있던 것으로 짐작된다.

특히 10호 건물지는 판석(쪼갠 돌)을 세워 긴 네모꼴의 정교한 건물터를 조성하고 길이 약 5m의 부뚜막을 설치했는데 이러한 구조는 가야지역에서 처음 확인됐다.

7호 건물지는 길이 8×6m의 대형건물지로, 내부에서 다수의 쇠화살촉과 작은 칼, 말발걸이 등이 발견됐으며 조리시설이 없는 것으로 보아 창고로 추정된다.

이밖에 다른 수혈건물지에서도 쇠화살촉과 쇠도끼, 비늘갑옷 조각, 토기받침 조각, 기호가 새겨진 손잡이잔 등 일반적인 집자리나 건물지에서는 출토되지 않는 유물들이 발견됐다.

고상건물지에서는 망루와 대형건물지가 발견됐다. 망루 규모는 4.5×4.5m이며 기둥구멍의 지름과 깊이가 약 1m인 점으로 보아 상당한 높이의 시설로 추정된다. 대형의 고상건물지는 규모 약 30×6m로 지금까지 알려진 가야지역 고상건물지 중에서는 규모가 큰 편이다.

연구소 측은 “토성 내부에서 일반적인 생활유적에서 확인되지 않는 무구류와 건물지가 다수 확인된 점으로 보아 왕성지 내부에는 군사집단이 상주했으며 이들은 일반인과 구별되는 공간에 거주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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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 말이산 고분군 13호분 돌덧널 덮개돌 아래면의 별자리.(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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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 말이산 고분 모습.(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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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 아라가야 추정 왕성지 유적 전경.(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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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 아라가야 추정 왕성지 10호 건물지(부뚜막 딸린 수혈 건물지).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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