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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2시간’ 발등의 불인데…건설업계 “이러지도 저러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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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2시간’ 발등의 불인데…건설업계 “이러지도 저러지도”

뉴시스입력 2018-12-15 06:04수정 2018-12-15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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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시간이 줄어든다는 이유로 공사 기간을 늘리기도 힘들어요. 근로시간 단축으로 건설업계는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제도 처벌 유예제도가 이달말 종료를 앞두고 건설업계가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건설업계는 건설업 특성을 반영해 특례업종 지정과 탄력근무제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결론이 나지 않았다. 또 처벌이 유예된 지난 6개월 동안 사측과 노측의 복잡한 이해관계 때문에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한 채 진통을 겪었다.

건설업계는 생산성이 떨어지고 인건비 부담이 커지는 등 건설업계 특성을 반영한 ‘탄력근무제’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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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주 52시간 도입으로 막대한 인건비 상승 등 공사비 증가로 경영악화가 우려된다”며 “법을 다 지키면서 공기(工期)를 맞추기가 사실상 어렵고 시간에 쫓겨 업무 강도를 높이다 자칫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중소건설사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한 중소건설사 관계자는 “공사 현장 대부분은 원도급사인 대형건설사의 하도급을 받은 중소건설사가 실질적인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건설업의 핵심은 기한내 완공하는 것인데 근로시간 단축으로 기한내 공사를 마무리하려면 인력을 더 뽑아야 하지만 중소건설사 입장에서는 적지 않은 부담”이라고 토로했다.

실제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제도 시행 이후 건설사업 44%가 공사기간 부족 현상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건설사업에서 주 52시간 근무제를 안착시키기 위한 제도적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10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건설현장 실태조사를 통한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의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109개 건설사업중 48개 사업(44.0%·토목사업 34개·건축사업 14개)이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으로 인해 계약된 공사기간을 준수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 유형별로 토목사업 77개중 34개(44.2%), 건축사업 32개중 14개(43.8%) 사업이 공사기간 부족이 예상됐다. 특히 지하철사업(11개중 9개 사업 공기부족)과 철도사업(14개중 11개 사업 공기부족)은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영향이 매우 큰 사업으로 분석됐다.

발주자 유형별로는 63개 공공사업중 26개(26.6%), 13개 민자사업중 8개(61.5%), 32개 민간사업중 14개(43.8%)가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해 공사기간이 부족할 것으로 집계됐다.

공기 부족이 예상되는 사업의 문제점중 하나는 발주자와 합의를 통한 계약변경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조사결과 공기 연장 가능성이 낮은 사업이 공기부족 사업의 약 45.8%(48개 중 22개)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공기부족 현상은 현장 운영시간의 변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건산연은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후 평균 주당 현장 운영시간은 60.0시간에서 57.3시간으로 2.7시간 줄어든 것으로 파악했다.

최수영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해 44.0%에 달하는 건설사업이 공사기간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며 “주52시간 근무제를 건설업에 안착시키기 위한 제도적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 연구위원은 “주52시간 근무제의 효율적인 적용을 위해서는 대상이 되는 공사를 계속공사와 신규공사, 그리고 공공공사와 민간공사로 구분해 적용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 마련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건설업계는 또 지난 14일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보완책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국회와 국토교통부, 고용노동부 등 관계 부처에 제출했다.


반면 국토교통부와 건설기업 노조측은 주 52시간 근로시간제를 우선 시행한뒤 드러나는 문제점을 개선하고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근무 환경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가 탄력적 주 52시간의 시행을 논의하고 있어 논의를 지켜보고 결정해야 한다”며 “탄력적 근로제를 기업들이 늘리면 유연하게 고용하고 그런 측면에서 좋다고 하기 때문에 기간을 얼마나 늘릴지는 경사노위 입장을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건설기업 노조 관계자는 “주 52시간 근로시간제 도입이 유예되면서 야근과 추가 근무가 많은 건설현장에서 근무 시간이나 환경이 등이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며 “근무시간 단축과 건설 현장 환경 개선은 시대적 요구로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건설 노동자는 그동안 다단계 하도급 맨 밑바닥에서 일방적인 희생만 강요당했다”며 “열악한 근무 환경 개선을 비롯한 건설노동자들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주 52시간 근무제의 본격 추진을 비롯한 정부 당국의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건설업계와 노조측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만큼 주 52시간제가 제대로 정착하기까지는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주 52시간 도입 전 공사비 현실화와 인력 수급 문제 등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사기간을 맞추기 힘들다거나 공사비용이 늘어나는 문제뿐아니라 물리적으로 사람을 구하지 못해 인력난을 겪을 우려도 있다”며 “제도 적용을 유예하면서 장기적으로 인력 수급이나 공사비 현실화 문제 등에 대해 사회적 논의 등을 거쳐 부작용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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