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순병사, 원산서 군사분계선까지 100여 km 걸어서 탈북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11일 21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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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강원 고성지역에서 비무장지대(DMZ) 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귀순한 북한군은 원산에서 MDL까지 100여 km를 걸어서 탈북한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이 북한군은 강원 원산 지역에 배치된 후방부대 소속 경비병으로 지난달 말 귀순을 결심하고 경계근무를 하다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주둔지를 이탈했다. 이후 주로 새벽과 밤에 검문검색을 피하면서 도보로 남쪽으로 이동해 고성지역 동부전선의 육군 모 사단 관할 MDL을 넘었다는 것. 귀순 당시 북한군 병사는 군복 차림으로 비무장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우리 군은 일반전초(GOP) 경계작전 중 과학화 감시장비(폐쇄회로 TV 등)로 북한군을 발견하고 경계병력을 급파했고, 북한군은 우리 측 병력을 만나자 “원산 OO부대 소속 누구”라고 신원을 공개하면서 귀순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북한군은 10대 후반~20대 초반의 하전사(병사)로 관계당국의 합동신문에서 상급자의 괴롭힘과 식량난 등 열악한 병영 실태에 염증을 느끼던 중 한국이 살기 좋다는 얘기를 듣고 귀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군이 귀순한 지역은 9·19 군사합의에 따라 지난달 30일 남북이 시범철수를 완료한 GP(각 11개) 가운데 우리 측이 원형 보존하기로 한 동해안 GP 인근이다. 이곳에서 580여 m 떨어진 북측 GP는 해체됐다. 다른 소식통은 “북한군 병사가 사전에 GP 시범철수 사실을 알고 이 지역으로 귀순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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