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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를 공부하는 청년들]“평양에 아파트 준공할 돈은 어디서 왔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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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를 공부하는 청년들]“평양에 아파트 준공할 돈은 어디서 왔나요?”

백승헌 우아한 사무국 인턴기자입력 2018-11-21 11:01수정 2018-12-04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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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계무대 진출 준비하는 아산서원 14기 원생들
꿈과 희망이 가득한 학창 시절 세계의 중심인 미국 워싱턴과 중국 베이징에서 한반도를 바라볼 수 있다면? 그것도 부모님께 손을 벌리는 게 아니라 공익재단의 지원을 받는다면? 넓어진 인식의 지평에 세계인으로 홀로 설수 있는 자립감을 가진 그 청년의 행보는 그 전과는 사뭇 다를 것이다. 그런 행운을 얻은 23명의 청년들이 지금 워싱턴과 베이징으로 첫 발을 내딛을 마지막 준비를 하고 있다. 바로 아산정책연구원이 운영하는 아산서원 14기 원생들이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북한 고향 이름이자 호인 아산(峨山)을 딴 서원은 미래를 이끌어 갈 인재양성을 목표로 2012년 제1기를 모집했다. 올해 8월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선발된 14기 원생들은 4개월 동안의 인문 교양 교육 1, 2학기를 이수한 뒤 내년 1월부터 5개월 동안의 해외 인턴십 과정을 시작한다. 워싱턴의 우드로윌슨센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베이징의 차이나 파운데이션 센터 등에서 인턴으로 일하며 주요 2개국(G2)의 앵글로 한반도 문제를 고민할 기회를 갖게 되는 것이다.

전국 14개 대학에서 모인 이들 가운데 21명은 세계무대로 진출하기 전 동아미디어그룹의 우아한(우리 아이들의 & 아름다운 한반도) 프로그램 청년 자문단 1기에 자원해 북한 핵문제를 비롯한 한반도 문제를 기성세대 기자 및 전문가들과 함께 고민하고 있다. 류태림 씨(경희대 정치외교학과 졸업)의 경우 11월 5일 우아한 런칭 이후 ‘청년이 묻고 우아한이 답하다’ 코너에 모두 네 차례나 질문을 하면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동아일보와 아산서원의 만남

지난달 24일 오후 동아미디어센터를 방문한 원생들은 병가 휴가 중에 시간을 내어 참석한 주성하 기자(2002년 탈북)의 북한 현안 특강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주 기자는 최근 출판한 저서 ‘평양 자본주의 백과전서(북돋움, 2018)’의 주요 내용을 소개하면서 겉과 속이 다른, 마치 수박과 같은 평양의 오늘 이야기를 전했다.

주 기자에 따르면 평양에는 이미 자본주의 경제관념이 들어섰다. 가령, 배달 서비스가 성행한다. 맥주를 집으로 배달할 수 있다. 원하는 것이 있으면 그만한 돈을 지불한다. 행정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원하는 행정행위가 있으면 뇌물을 바친다. 입대하는 군인이 적당한 뇌물을 바치면 평양 근교에서 복무한다. 평양의 행정기관은 뇌물로 움직이는 거대한 피라미드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주 기자는 실제 사례로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지시로 평양에 조성된 여명거리와 미래과학자거리의 준공 과정을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북한 권력층은 뇌물이나 무역으로 돈을 버는데, 그 돈을 끌어들인 평양의 부동산 개발업자가 새 아파트 단지를 준공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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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아파트 준공에 필요한 돈은 어디에서 왔을까요?”

정상은(한동대 공간환경시스템공학부 졸업) 원생의 질문에 주 기자는 북한의 대중 거래 과정에서 공공하게 성행해 온 뇌물과 커미션의 존재를 지적했다. 서울대 경제학부 김병연 교수와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정승호 부연구위원이 2012년과 2013년 중국 단둥시에서 북한과 거래하는 176개 중국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한 중국 기업 중 53.4%가 북한과 거래하면서 ‘추가 비용’을 지불한다고 응답했다. 그 규모는 거래액의 약 7%에 이르렀다. 북한의 대중 거래에서 비공식 경로로 들어오는 이같은 돈이 평양의 아파트 건설 투자에 활용된다는 것이다.

강연이 끝난 후에도 질문이 이어졌다. 서단비(전주교대 영어교육과) 원생이 “북한 주민은 통일을 하고 싶어 하느냐? 그들도 한민족 개념을 공유하고 있느냐?”고 묻자 주 기자는 북한 주민의 90% 이상이 통일을 바란다고 답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이 매년(2011-2017년) 직전 년도에 탈북한 북한이탈주민 중 1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하는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다. 설문은 “귀하는 북한에 살고 계실 때 통일이 얼마나 필요하다고 생각하셨습니까?”라고 물었고, ‘매우 필요하다’에서 ‘전혀 필요하지 않다’까지 5개 항목 중 ‘매우 필요하다’는 응답이 매년 89.1~98%였다.

내 진로와 꿈을 알아가는 기숙사 생활 1년

아산서원에서 공부하기 위해서는 1년 동안 휴학을 하고 기숙사 생활을 해야 한다. 내년 5월 말 해외 인턴십 프로그램을 마친 원생들은 7월부터 한 달 반 동안 인문 교양 교육 3학기를 이수한 뒤 1년 동안의 과정을 마친다.

“진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는 상태였는데 친구의 추천으로 지원했어요. 1년 휴학이 인생에서 크게 긴 시간도 아닐뿐더러, 좀 더 자신을 알아보고 사회로 나가는 편이 무작정 무엇을 하고 싶은지도 모른 채 취직을 하기보다 낫다고 생각했어요. 아산서원에서 제공하는 인문학 프로그램도 이수하고 싶었고요.”(이태헌 씨·경희대 국제학과 4학년)

국내 교육의 커리큘럼은 인문과목과 교양과목으로 나뉜다. 인문과목은 읽기, 쓰기, 말하기, 문화, 프로젝트, 외국어 등 6개 분야에서 총 16개 과목을 배운다. 2학기 현재는 조선왕조실록, 중용, 미국의 민주주의, 우리말 글쓰기, 영어 글쓰기, 전통음악과 풍류, 영어토론 수업이 진행 중이다. 교양과목 시간에는 사물놀이와 탈춤, 스포츠 활동, 특강 등이 진행된다. ‘조선왕조실록’ 수업에서는 각자가 원하는 주제로 사료를 찾아 발표하는데 이 씨는 왕실 세자의 교육 과정에 관한 실록 기사를 찾았다. 김가은 씨(동아대 국제학부 졸업)는 특히 ‘우리말 글쓰기’ 수업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온전한 나의 글을 쓰는 게 참 힘들다는 걸 깨달았어요. 전에는 어디서 보거나 들은 이야기를 나열하는 식의 글을 써왔다면, 지금은 사회를 향한 글을 쓰더라도 그 안에서 제 경험을 담아내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며칠 전에는 ‘인스타그램’에 관해 제 경험을 살려 팩션(faction: 사실을 가미한 소설)을 썼어요. ‘기술발전으로 인한 인간관계의 변화’라는 직접적인 문구를 사용하며 문제의식을 드러내기보다는, 소설을 통해 이야기해 오히려 더 설득력이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글의 형식도,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도 스스로 결정하면서 온전한 제 글을 써나가는 게 결코 쉽지는 않지만, 이런 과정이 즐겁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쓴 글들이 하나 둘 모이는 걸 보면 그렇게 뿌듯할 수 없어요.”

아산서원에서는 매 기수마다 두 번 정도 원생이 직접 봉사활동을 기획한다. 14기 원생은 ‘커뮤니티 매핑’에 참여했다. 이주연 씨(한국외대 스칸디나비아어과)는 “지역사회 개선을 위해 특정 주제에 대한 정보를 현장에서 수집하고, 이를 지도로 만들어 공유하고 이용하는 과정을 의미하는데 보여주기 식 일회성 봉사가 아니라 원생 개개인이 진정으로 무언가를 느낄 수 있는 기획을 찾게 됐다”고 설명했다.

“휠체어 장애인을 비롯한 교통 약자들을 위해 베리어프리(barrier-free: 방해물이 없는) 지도 데이터를 수집해보았습니다. 서울대 인액터스 팀에서 만든 ‘베프지도’라는 앱을 이용했고 상점이나 가게에 들어가 자동문이나 경사로 등의 설치 여부 등을 조사하며 각 상점이 장애 친화적 환경인지 기록했습니다. 23명의 원생들이 지역별로 총 7조로 나뉘어(계동길, 삼청동, 익선동, 경복궁, 혜화, 서대문, 인사동) 활동을 진행했고 활동 후엔 다같이 모여 의견을 나눠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우리에겐 열린 세상이지만 그들에게는 턱 하나가 엄청난 벽으로 느껴졌을 것 같다.’, ‘내 존재를 반기지 않는 사회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얼마나 비참한 일일까?’ 같은 다양한 깨달음을 공유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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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헌 우아한 사무국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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