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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스 끈 팬티 입었으니 성관계 동의?…농담같은 재판 결과에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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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스 끈 팬티 입었으니 성관계 동의?…농담같은 재판 결과에 ‘발칵’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18-11-15 14:10수정 2018-11-15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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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시위 참가자 트위터 캡처

아일랜드에서 17세 소녀 A 양을 성폭행한 남성 B씨(27)가 ‘A 양이 레이스 속옷을 입고 있었다. 이는 관계에 동의한 것으로 봐야한다’라는 변호인의 변론으로 무죄 판결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14일(현지 시간) 영국 매체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아일랜드의 한 골목길에서 A 양을 성폭행한 혐의로 법정에 선 B 씨는 최근 재판에서 피해 여성과 합의 하에 성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했다.

B 씨 측 변론을 맡은 변호사 엘리자베스 오코넬은 배심원들에게 “A 양이 당시 어떤 차림이었는지 봐야 한다. 그는 레이스로 된 끈 팬티를 입고 있었다. 이는 A 양이 B 씨에게 매력을 느껴 관계를 맺었다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고 주장하며 피해자가 입고 있었던 속옷을 증거물로 제시했다. 이후 B 씨는 배심원단으로부터 무죄 평결을 받았다.

이 같은 사실이 지난 6일 현지 매체 ‘아이리쉬 이그재미너’ 등 언론을 통해 알려져 비난 여론이 조성되자 루스 코핀저 하원의원은 12일 의회에 출석해 성폭력 원인을 피해 여성에게 전가하는 법원과 사회 전반의 분위기를 비판했다.

또한 당시 증거물로 제출됐던 A 양의 속옷을 꺼내든 그는 “여기서 이렇게 보여주는 것이 창피할 수도 있다. 강간 피해자나 여자가 법정에서는 어울리지 않는 속옷을 전시하는 상황을 어떻게 느끼겠는가?”라며 여성의 수치심을 자극하는 재판 관행을 꼬집었다.

대중의 분노는 더욱 컸다. 이들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이것은 동의가 아니다(#ThisIsNotConsent)’라는 문구와 함께 문제의 레이스 속옷 사진을 게재하며 항의했다.

이어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을 포함한 곳곳에서는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행태를 중단하라’고 요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이들은 “우리가 무엇을 입든, 어디를 가든, ‘예(Yes)’는 ‘예’를 의미하고 ‘아니오(No)’는 ‘아니오’를 의미한다”는 구호를 외치며 격렬하게 항의했다. 특히 해당 재판이 열린 코크에서는 200여 명에 달하는 인파가 집결했다. 리머릭과 워터포드에서도 이 같은 시위가 개최될 예정이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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