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donga.com

정부 “北이 감시 눈치챌까봐 함구… 유사시 타격 준비도 끝내”
더보기

정부 “北이 감시 눈치챌까봐 함구… 유사시 타격 준비도 끝내”

손효주기자 입력 2018-11-15 03:00수정 2018-11-15 10:05
뉴스듣기프린트
트랜드뉴스 보기
[北 미사일 기지 파장]정보당국 “비밀기지 13곳 이미 파악”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황해북도 황주군 삭간몰을 비롯해 미공개 북한 미사일 기지 13곳을 확인했다고 밝힌 이후 이 13곳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북한이 겉으로는 비핵화 협상에 나서면서 뒤로는 ‘비밀 기지’를 만들어 한미를 초토화할 미사일 개발을 지속하는 등 국제사회를 기만했다는 비판도 확산되고 있다.

일반에는 비밀 사항이지만 한미 정보당국은 문제의 기지 13곳을 4, 5년 전에 식별을 마친 뒤 정찰위성 등 한미 연합 감시자산을 동원해 집중 감시하고 있다. 군 관계자들이 “13곳의 기지는 새로울 게 없는 곳”이라고 하거나 일부 한미 전문가가 “북한이 기만 행위를 한 것은 아니다”라고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 기지 13곳, 4, 5년 전 식별 완료

한미 정보당국은 오래전부터 삭간몰을 포함해 총 9곳의 미사일 기지를 식별한 뒤 기지 내 이동식발사대(TEL) 이동 등 이상 징후를 밀착 추적하며 감시해 왔다. 9곳은 남한 공격용인 스커드 등 단거리탄도미사일 기지가 있는 삭간몰, 토골, 금천리 등 3곳과 괌을 겨냥한 무수단 등 중거리탄도미사일 기지가 있는 양덕, 중흥리, 상남리 등 3곳, 주일미군 기지를 비롯한 일본 공격용인 노동 및 스커드-ER 등 준중거리탄도미사일 기지가 있는 신오리, 용림, 영저리 등 3곳이다.

특히 CSIS가 위성사진을 공개한 삭간몰은 1980년대부터 한미의 집중 감시를 받고 있는 기지로 알려졌다. 북한은 2016년 9월 개성∼황주 고속도로에서 스커드-ER 3발을 발사한 것을 비롯해 같은 해 3월, 7월, 8월 황주 일대에서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바 있다. 삭간몰 기지에 보관돼 있던 이동식발사대와 미사일을 인근 지역으로 기습 이동시켜 도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미 정보당국은 미군 정찰위성과 정찰기를 통해 얻은 영상 및 신호 정보, 대북 휴민트(HUMINT·인적 정보) 등을 토대로 9곳의 미사일 기지를 표적화하는 조치도 이미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표적화 조치를 마쳤다는 건 기지 위치는 물론이고 미사일 발사대 보관 갱도, 연료 저장소 위치 등 각종 시설물의 정보를 파악해 유사시 한미 연합자산으로 타격할 준비를 끝냈다는 의미다.

한미는 북한이 KN-08 등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2012년 처음 공개한 뒤로는 ICBM 기지 위치 파악도 끝냈다. 한미가 집중 추적을 통해 4, 5년 전 파악한 ICBM 기지는 평안남도 은산군 밀전리, 평안북도 구성시 신풍리 등 4곳이다.

관련기사

한미 감시자산을 따돌릴 수 있으면서도 이동식발사대를 보관할 깊숙한 갱도를 만들 만한 산악지대가 흔치 않은 만큼 북한이 13곳 외에 또 다른 미사일 기지를 만들었을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 한미, 13곳 정보 오랫동안 함구해와

하지만 한미 정보당국은 보안 차원에서 그동안 이들 기지에 대해 함구해 왔다. 군 관계자는 “13곳을 집중 감시 중인 사실이 공개되면 북한이 미군 정찰위성에 노출되지 않기 위해 위장막으로 기지 주요 시설을 가리는 등 각종 교란 작전을 쓸 수 있다”며 “(13곳 기지에 대해) ‘전략적 침묵’을 지키는 건 이 때문”이라고 했다. “감시자산으로 어렵사리 파악한 적국 표적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나라는 없다”고도 했다.

그러나 미국 38노스가 오랫동안 북한을 위성사진으로 분석해 왔고 CSIS가 이번 분석에 사용한 ‘비욘드 패러렐(Beyond Parallel)’이란 위성 분석 프로그램을 2016년부터 운용하면서 민간의 위성 분석 기법도 크게 발달했다. 이번에 13곳 미사일 기지 위치 중 일부가 일반에 공개된 것도 그런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이 때문에 이번 논란은 북한이 적극적으로 기만 행위에 나섰다는 주장 못지않게 그간 정보당국과 민간 사이에 누적돼 온 ‘군사정보 격차’로 인해 불거졌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동시에 CSIS가 ‘새로운 발견’인 것처럼 삭간몰 등 미사일 기지 존재를 발표한 진짜 이유를 놓고서도 여전히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CSIS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첫 방미 때 연설 장소로 택했을 만큼 세계 최고 수준의 외교안보 연구 역량을 갖추고 있는 곳이다. 일각에선 미국 내 강경파가 트럼프 행정부가 대북 군사 압박을 재개하게 만들려는 고도의 ‘여론전’에 나섰다는 주장도 나온다. 동시에 북한이 별다른 비핵화 후속 조치에 나서지 않자 북한을 궁지로 몰아 압박하기 위해 미 정부 차원에서 관련 정보를 흘렸다는 관측도 있다. CSIS가 전통적으로 여당인 공화당과 가깝고 대북정책에 대해 강경 노선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이런 추측에 힘을 싣고 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미사일기지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주요뉴스

1/3이전다음